현대차그룹은 14일 현대건설 인수단장에 김창희(사진) 현대엠코 부회장을 임명했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현대건설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1982년 현대차에 입사, 20여년간 자동차 영업분야를 주로 맡아 왔다. 이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를 거쳐 2005년부터는 현대차그룹의 건설부문 계열사인 현대엠코를 맡아 건설 쪽 경험을 쌓았다.
그는 특히 그룹 내 주요 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업무추진력을 높게 평가 받았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그룹 소유의 제주도 해비치리조트 건설을 담당했으며, 2005년 시작해 지난해 3월 공사를 끝낸 현대제철 당진공장 건설도 성공적으로 끝냈다.
물론 현대차그룹쪽에선 "본계약 이후 최종인수까지 산적한 과제가 많다"며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지만 업계 소식통들은 "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실무사령탑을 맡았다는 것은 차기 CEO로 사실상 임명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자동차와 건설업 모두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분"이라며 "앞으로 현대건설이 현대차 그룹내 타 계열사들과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앞으로 최종 인수작업을 담당할 실무진을 구성, 실사단 등으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 받아 내달 초 잔금납부 때까지 활동한다.
한편 현대건설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교체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현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은 교체되지 않고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에선 김창희 현대엠코 부회장과 김중겸 현 현대건설 사장이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되고 또 다른 1명이 등기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중겸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더라도 총괄 사장을 맡을 지, 특정 부문사장(해외부문사장 등)을 맡을 지는 미지수다.
이동현 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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