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브라카에서 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 부지 기공식에 참석해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 행사는 한국이 원전을 수주한 지 1년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기공식에서 "안전성, 효율성 측면에서 한국 원전이 최고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한국형 원전이 중동지역에서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이 최고 수준의 원전을 UAE에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UAE 실력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와 함께 타임캡슐 내장용 기념문안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수주 당시 양고기가 나왔는데 왕세자가 낙타고기를 먹은 적이 없느냐고 물었고 나는 없다고 했다"며 "왕세자가 그걸 기억하고 낙타고기를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건설 기반 공사 진행을 위한 기공식으로, 본격적인 원전 건설은 내년 6월 시작된다. 한전은 UAE측으로부터 현재까지 6,000억원의 공사비를 수령했다. 행사는 일본 대지진으로 원전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열려 조심스런 톤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안전성을 누차 강조했고, 원전 안전 관련 브리핑도 진행됐다. 우리측 직원은 "500㎞밖에서 규모 8.5의 지진이 일어나 4.5m 높이의 쓰나미가 오더라도, 원전 바로 밑 10㎞ 지하에서 규모 7의 강진이 발생해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양국 원전 협력이 세계평화와 환경에 기여할 것을 확신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두바이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현지 동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 대지진과 관련,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재난을 입은 일본에 관심을 갖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자연재해를 입었을 때는 세계가 모두 힘을 합쳐 극복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며 "더구나 우리는 가까운 이웃이어서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날 글로벌 리더십 분야 자이드 국제환경상과 함께 상금 50만 달러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수상연설에서 "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꿈을 공유하면서 녹색 성장의 꿈을 지니고 있다"며 "한국의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역발상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상금을 환경 분야를 위해 쓸 예정이다. 환경 부문 노벨상으로도 불리는 자이드상은 녹화사업을 추진했던 세이크 자이드 전 UAE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2001년에 만들어졌다. 이 대통령은 15일 낮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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