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거센 퇴진 압박에 몰리자 민주당내에서 포스트 간을 노리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중 한명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장관이 재일 한국인으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은 문제로 사임, 사실상 차기 총리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잠룡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중에는 정치자금규정법 위반으로 재판에 계류중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전 대표 측 인물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오자와 전 대표의 정치인생도 다시 역전될 수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차기 민주당 대표(총리) 출마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은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ㆍ51) 중의원 국가기본정책위원장. 다루토코 위원장은 최근 지난 해 발족한 자신의 그룹 아오야마카이(靑山會)를 소집하는가 하면, 의원연맹을 만드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3일 한 TV프로그램에 나와 대표선거 출마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변수는 있다. 다루토코 위원장을 지지하는 의원 상당수가 오자와 전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과 중복된다. 오자와 전 대표의 협조 없이는 대표선거 입후보에 필요한 추천인 20명 조차 모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ㆍ51) 전 총무장관도 지난 달 23일 새로운 정책집단설립을 위한 준비모임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의원 5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시장 등 지방과의 연계도 모색하고 있다. 하라구치 전 장관 역시 친 오자와그룹으로 분류되지만, 본인은 기댈 생각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ㆍ53) 재무장관은 간 총리뿐 아니라 오자와 그룹에서도 골고루 지지를 얻고 있는 케이스다. 지난 2일에는 양 계파에 속하지 않는 의원들을 끌어모으는 등 차기 대표를 향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하지만 노다 장관은 마에하라 전 장관, 렌호(蓮舫) 행정쇄신장관과 함께 탈세사건으로 적발된 기업인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표면화하면서 발목이 잡혀 있다.
친 나오토그룹으로 분류되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ㆍ57) 민주당 간사장도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으나, 당내에서 간 총리와 함께 정권운영의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차기 대표선거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친 나오토 그룹에서는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ㆍ46) 국가전략장관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출마를 검토하고 있고,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ㆍ50) 전 국토교통장관도 출마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하고 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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