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을 제외한 다른 1,000만 감독들은 아직 상업 영화를 계속 내고 있다. 오래도록 동면 상태였던 강제규 감독을 포함해 모두가 새로운 작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클럽에 가입했던 강 감독은 7년 만의 신작 '마이 웨이'를 한창 촬영 중이다. 일본군으로 징집됐다가 소련군 포로를 거쳐 독일군 병사가 돼 노르망디상륙작전 전투에 투입된 한 조선인의 기구한 삶을 전한다. 장동건과 많은 한국 팬을 거느린 일본 배우 오다 기리조가 주연했다. 5월께 촬영을 마치고 연말 일본과 동시개봉할 예정이다. 마케팅비 등을 포함한 총 제작비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 제작비다. 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느라 신작 발표가 늦춰졌다.
2004년 '실미도'로 1,000만 클럽을 만든 강우석 감독도 부지런히 영화를 만들어 왔다. '공공의 적2'(2004) '한반도'(2006) '강철중:공공의 적1_1'(2008) '이끼'(2010) '글러브'(2011)를 잇달아 발표했다. '글러브'를 제외하면 모두 300만 관객을 넘어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그는 조선판 라고 할 생애 첫 사극 '광해'를 준비 중이다.
2006년 '괴물'(1,301만명)로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보유한 봉준호 감독은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동명의 프랑스 만화가 원작으로 핵전쟁 뒤 열차에 목숨을 의지해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지구촌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다. 봉 감독이 '마더'(2009) 이전부터 진행해 온 다국적 프로젝트다. 시나리오의 영어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2012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봉 감독은 "미국 작가와 최종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있고, 미술 등 여러 사전 작업은 시작됐다"고 밝혔다. '설국열차'의 추정 제작비는 300억원 가량이다.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은 제작자와 감독으로서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미국인 가족이 한국 절에 묵게 됐다가 겪는 모험을 다룬 그의 차기작 '템플 스테이'는 미국 1492픽처스와 합작으로 추진되는 100억원대 영화다. 1492픽처스의 대표는 '나홀로 집에'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감독한 크리스 컬럼버스다. 윤 감독은 "이달 말 영어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본격 제작에 들어가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자신이 제작한 '7광구'와 '퀵'도 올해 여름 개봉한다. 두 영화 모두 제작비가 100억원대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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