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46분께 일본 동북 지역 태평양 연안 해저에서 규모 8.8의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거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직후 동북지역에서 도쿄(東京)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까지 건물 붕괴와 대형화재가 잇따랐고 해안에는 최대 10m의 쓰나미가 주택과 거리를 덮쳐 막대한 인명ㆍ재산피해가 예상된다.
쓰나미가 덮친 센다이 지역에서는 이날 밤 시신 200~300여구가 발견됐고 각 지역의 실종자가 이날 밤 11시 현재 수백 명에 이르는 등 최종 사상자는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해변 지역에서 열차가 쓰나미에 휩쓸려 실종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하고 10분이 지나서 쓰나미 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알려져, 늑장대응으로 주민피해가 커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일본 미야기(宮城)현 오시카(牡鹿)반도 동남쪽 130㎞ 해저 약 24㎞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미야기현 북부에서 진도 7, 후쿠시마(福島) 등 4개 현에서 진도 6이 관측됐다. 이어 오후 3시6분께 인근 해역에서 여진으로 보이는 규모 7의 지진이 발생했고 약 10분 뒤에는 이보다 남쪽인 이바라키(茨城)현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계속됐다. 거대지진 이후 최소한 규모 7의 강진이 3차례, 규모 6 지진이 6차례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오키나와(沖繩)까지 태평양 해안 전역에 쓰나미 경보ㆍ주의보를 발령했다. 진원에서 가까운 미야기현을 중심으로 한 동북 지역 일대에서는 주택, 공장 등 건물이 붕괴해 지진 발생 수시간만에 수십 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야기현 센다이(仙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200명이 고립됐고 곳곳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 직후 센다이항에서는 10m에 이르는 쓰나미가 밀려왔고 동북지역 일부 해안 마을은 통째로 쓰나미에 잠겨 주택과 차량들이 쓸려갔다.
지진 발생 직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등 태평양 연안 원전 11기의 가동이 자동 정지했다. 방사능 유출 등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 제1원자력 발전소 연료봉이 노출돼 방사능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원자력긴급사태'를 선언하고 반경 3㎞내 주민에 피난을 지시했다. 이 영향 등으로 동북 지역 전역 수백만 세대와 도쿄(東京)를 포함한 수도권 일대 400만 이상 세대가 정전됐다. 주요 철강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휴대전화를 비롯한 통신도 수백만 회선이 일시 두절됐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이날 긴급재해대책본부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복구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자위대, 소방, 경찰이 피해 복구에 나섰으므로 국민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침착하게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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