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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 중 불길 보고 사지 뛰어든 '군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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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 중 불길 보고 사지 뛰어든 '군인정신'

입력
2011.03.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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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직업군인이 화마(火魔)속에서 7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 춘천시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2공병여단 120공병대대의 행정보급관인 주명옥 상사(41)는 지난 9일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당직 근무에 임했다.

부대 외곽을 순찰하던 주 상사는 이날 오전 2시50분께 부대에서 200여m 떨어진 신북읍 용산리의 한 주택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자 본능적으로 민가를 향해 달려갔다. 당시 보일러 실을 집어 삼킨 불길은 순식간에 집 전체로 번지고 있었다.

주 상사가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집 주인 한모(62)씨와 손녀 등 일가족 6명이 화재가 난 사실을 모르고 거실과 두 곳의 방에 잠들어 있었다. 잠에서 깨어난 이들은 주 상사의 안내로 공병대 위병소로 대피,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주 상사는 "거실 벽면으로 불이 옮겨 붙기 시작해 조금만 늦었어도 일가족 모두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잠시 숨을 돌리려는 순간 구조된 한씨의 옆집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있다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 상사는 또 다시 자욱한 연기와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김모(81) 할머니를 필사적으로 구조했다.

죽음을 무릅쓴 주 상사의 선행은 한씨가 생명의 은인을 찾기 위해 지난 10일 부대를 방문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한씨는 "자신과 손녀 등 소중한 가족들의 생명을 구해 준 주 상사와 부대에 평생 감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주 상사는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마을 분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아 되레 쑥스럽다"고 겸손해했다.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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