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및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북전단 살포 재계 방침을 밝혀, 이에 반대하는 진보단체 및 파주지역 주민과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3개 단체는 다음 주에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을 다시 날려보낼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당초 12일로 예정됐던 대북전단 20만장 살포 행사는 연기된 것이지 취소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날 대북 전단 살포 행사를 돌연 취소했던 3개 단체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모씨의 노모가 살해된 사건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맞서 진보 및 파주 지역민들은 이들의 행사를 강력 저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물리적 충돌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미 진보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 1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한달 간 임진각 망배단에서 대북전단 날리기 규탄대회를 갖겠다며 집회신고를 낸 상태다. 이 단체는 "임진각 집회 권한은 우리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산읍 이장단협의회도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불안감 해소를 위해 대북전단 살포를 막겠다면서 임진각 광장에 대한 장기 집회신고를 마쳤다. 주민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에 나선 것은 북한의 임진각 조준타격 위협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27일 우리 군과 민간단체의 심리전에 대해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에 대해 조준격파 사격하겠다"고 협박한 이후, 외부 방문객이 크게 줄어 파주 지역경제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고 주민들은 전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임진각에서의 전단살포 행사는 불허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임진각 망배단과 임진각 광장에 모두 집회신고가 이뤄진 상황에서 망배단 앞에서 대북전단 날리기 행사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3개 단체들이 집회신고 이외 장소에서 북쪽으로 전단을 날려보내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집회신고를 하지 않은 3개 단체의 행사를 차단하지 않아 양 측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정부로선 불법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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