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본 대지진/ 첨단 내진설계ㆍ방재 시스템도 대규모 희생 막지 못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본 대지진/ 첨단 내진설계ㆍ방재 시스템도 대규모 희생 막지 못했다

입력
2011.03.11 11:14
0 0

강력한 일본의 방재시스템과 주민들의 철저한 대비에도 불구, 사상 최악의 지진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11일 일본 도호쿠(東北)지역 인근 해저에서 발생한 진도 8.8의 강진은 일본 관측 사상 최대규모의 지진으로 기록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수십명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번 지진의 강도는 1900년 이후 발생한 일본 지진으로는 세계에서 5번째이며, 위력으로는 일본내에서 6,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1995년 한신(阪神) 대지진(규모 7.3)의 180배에 해당한다. 160여명의 희생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강도 6.3)의 7,000배 위력이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인근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9.3으로 당시 23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당시 대다수 사망자는 지진여파로 생긴 최대 4m높이의 쓰나미에 의한 것이었다. 이번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 높이가 최대 10m로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의 2.5배였다. 그만큼 지진과 쓰나미의 파괴력이 강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일본은 평소 대지진 발생에 대비, 방재대책에 총력을 기울여온 탓에 여타 국가에 비해 지진피해가 적기로 정평이 나있다.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에선 강도 8.0의 지진이 발생, 7,000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비슷한 시기 일본 도호쿠 지역에 강도 7.2의 지진이 덮쳤으나 당시 사망자는 10명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연구회는 2009년 일본 도쿄 시즈오카현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하자 대지진발생 가능성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통해 30년 안에 도카이지역에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87%이상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도쿄도는 2016년까지 초ㆍ중학교, 병원, 주택 90% 이상을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개조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크고 작은 지진이 많은 만큼 평소 이에 대비한 주민훈련도 철저하다. 일선 유치원과 초등학교부터 지진발생시 대피요령을 숙지시키고 있고, TV에서도 주기적으로 지진 등 재난대비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HNK는 지진이 발생하면 곧바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재난 및 구조 상황을 실시간 방송한다.

하지만 잦은 지진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최근 잇따라 지적되면서 방재시스템에 조금씩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첫 지진이 발생한 지 10분이상 지난 뒤에야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고, 결국 대피가 늦어지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앞서 도호쿠 지역에서는 9일에도 지진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경계경보가 없었다. 지난 해 2월 일본 일부 지역에서 대형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지만, 실제 대피율이 6.2%에 불과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도호쿠 지역에 100~150년 주기로 규모 8.0이상의 지진이 발생한다는 ‘도카이(東海)대지진설’은 도쿄(東京), 요코하마(橫濱), 오사카(大阪), 센다이(仙台) 등 일본 주요 도시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일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였다. 설마하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지만,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