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일본 도호쿠 센다이 지역을 강타한 규모 8.8의 강진을 두고 일각에서는 '더 큰 재앙'의 전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규모 8.8도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강도인데, 이보다 더 큰 지진을 예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늘 공포의 대상으로 삼는 대지진은 '도카이(東海) 대지진'. 도카이 대지진은 100~150년 주기로 발생하는 규모 8 이상의 대지진을 가리키는 말로, 1707년과 1854년에 발생해 각각 3,000여명, 2만여명이 숨졌다. 20세기에는 1944, 1945년에 규모 8이상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도카이라는 이름과 달리 일본 남해와 동남해에서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대지진의 범주에 들지만 재앙은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무엇보다 도호쿠 지역 일대에서는 9일 규모 7.2(센다이 동쪽 221km 해역), 10일 규모 6.3(센다이 동쪽 203km)의 강진이 난 데 이어 11일에 지진의 강도가 더해지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지진'에 대한 공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 NHK는 도호쿠 지역에서 간토 지역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의 수백km 단층이 파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진으로 인한 '일본 침몰설' 등이 오래 전부터 대예언의 형태로 심심찮게 회자되는 상황이어서 대지진 전조설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지진 전조설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이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신진수 연구원은 그러나 이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대지진이란 개념 자체가 없을뿐더러, 지진은 사전에 예측하기 힘든 자연재해"라는 것이 이유다. 신 연구원은 "이틀 전에도 큰 지진이 났던 지역인만큼 지반이 불안정해 여진이 한 달 가량 지속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현 기상청 지진관리관은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일본 동쪽 지역은 환태평양 지역으로 강진이 많이 나는 곳"이라며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여진에 그칠 수도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이 지역에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잇따른 강진으로 일본 동쪽 해역 지반이 매우 불균형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변 환태평양 지역에서 가까운 미래에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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