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양자를 비교하는 것은 호사가들이 즐기는 취미 가운데 하나다. 단순 비교가 쉽지 않고 결론을 내기도 어렵지만 찬란한 빛을 뿜는 대상 가운데 최고를 가리기 위한 논쟁은 흥미롭다. 리오넬 메시(23ㆍ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ㆍ레알 마드리드) 중 누가 진정한 축구 지존인가를 따지는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용호상박, 난형난제, 막상막하다.
현실에서 보는 비디오 게임
'만화 같은 캐릭터'라는 점은 메시와 호날두의 가장 큰 공통점이다. 경기 당 1골 이상(정규리그)의 경이적인 골 결정력을 자랑한다는 점도 일치한다. 메시는 성장 호르몬 이상이라는 희귀 질환을 극복한 '휴먼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스카우트 돼 세계 정상에 서기까지 드라마틱한 과정을 겪었다.
아르센 웽거 아스널 감독은 지난해 4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메시에게 4골을 허용한 후 "메시의 드리블은 마치 플레이스테이션(비디오 게임의 일종)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볼을 가진 상태에서 상대 수비수 이상의 스피드로 전방위로 움직이는 동작은 불가사의해 보일 정도다.
한준희 KBSN 축구 해설위원은"평범한 신체 조건을 지닌 메시의 환상적인 드리블링은'타고난 재능'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농구의 마이클 조던, 골프의 타이거 우즈에 비교할 만 하다"고 메시의 천재성을 극찬했다.
'득점 기계' 호날두는 186cm, 84kg의 균형 잡힌 체격의 전천후 골잡이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고 폭발적인 스피드와 무시무시한 슈팅력에 '공중전' 능력까지 겸비했다. 시속 110km에 달하는 무회전 프리킥을 40m 거리에서 골 네트로 꽂아 넣는 능력은 비디오 게임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과연 누가 최고인가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닌 호날두와 메시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팀 성적과 개인 기록을 놓고 볼 때 메시가 한발 앞서 있다. 일부에서는 메시가 이미'레전드'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등과 비교할 수 있을 뿐 현재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는 이 중 메시에 필적할 선수가 없다는 것.
한준희 위원은 이 같은 견해를 지닌 사람 중에 한 명이다. 한 위원은 "경기장을 바라보는 시야, 어떤 상황에서도 밸런스를 유지하는 능력, 접착제로 볼을 발에 붙인 듯한 드리블, 위력적인 슈팅 등 축구 선수로서 모든 능력을 한 몸에 지녔다. '운동 선수'로서의 능력은 호날두가 나을 지 모르지만 '축구 선수'의 재능은 메시가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메시의 거침 없는 질주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경기에서 27골 16도움을 기록, 리그 득점과 도움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골로 득점왕 3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메시의 폭풍 질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호날두(정규리그 22경기 24골)다. 지난 4일 말라가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호날두는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빨라 17일 올림피크 마르세유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출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 득점 레이스에서 메시에 3골 뒤져 있지만 '몰아치기' 능력이 뛰어나 부상에서 조기 회복한다면 역전도 불가능하지 않다.
■ 리오넬 메시
●생년월일 1987년 6월 24일
●국적 아르헨티나
●키 169cm
●체중 67kg
●주로 쓰는 발 왼쪽
●주 포지션 오른쪽 날개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생년월일 1985년 2월 5일
●국적 포르투갈
●키 186cm
●체중 84kg
●주로 쓰는 발 오른쪽
●주 포지션 오른쪽 날개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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