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의 주인공 덩신밍(33ㆍ鄧新明)씨는 2년 전부터 상하이한국 총영사관과 중국 공안으로부터 VIP 대우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상하이 총영사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상하이총영사관 출입은 국내인이라도 여권을 소지하고 해당 관련업무를 담당하는 영사와 사전예약을 해야출입이 가능한데, 덩씨는 전화 한 통화면 정문 앞까지 총영사관 비서가 직접 나가 그를 맞는 등 특별대우를 받았다. 또한 영사관 방문자들은 출입시 항상 자신의 이름과 소속, 연락처, 만날 사람의 이름을 적었지만 그녀는 이 같은 기록을 남기지 않아도 되도록 조치하는 등 VIP로서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그가 직접 몰고 다니는 흰색 BMW 차량은 영사관 출입에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고 주차요원을 통해 영사관 마당 정문 앞에 버젓이 세워놓을 수 있도록 극진한 배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영사관 보안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덩씨의 총영사관 출입은 많지 않았지만 그가 방문할 때면 총영사 비서가 직접 정문까지 마중 나올 만큼 '특별한 손님'이었다"며 "이번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만 해도 그의 얼굴을 아는 보안직원들은 한국정부와 긴밀한 관계의 중국 고위인사로 생각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총영사관이 주관하는 일부 대외 행사에서도 덩씨는 중국 정부 인사로 분류돼 '궤이빈(貴賓)'명단에 오르는 등 융숭한 예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한국의 유력 정치인 O씨가 상하이를 방문했을 당시 덩씨는 자신이 연결한 중국정부 고위 관계자와 함께 만찬행사에서 VIP 1번 테이블에 앉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술서에서 밝혔듯, 적어도 상하이에선 덩씨는 한중관계에 큰 공을 세운 존재로 대접받았다.
덩씨는 상하이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막강한 해결사이자 실세로 행세했다. 덩씨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부동산 개발 업자들과 친했고, 도시개발 여건 등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상하이시 개발사업의 조력자로서 시 정부 민원들을 책임지는'해결사'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상하이시 정부에 끈끈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타인의 휴대폰 통화내역과 CCTV 촬영화면 등을 30분 이내에 신속하게 취득, 각종 협박수단으로 사용했을 만큼 그는 사실상 중국 공안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의 차량엔 중국 공안들의 단속 범위에서 제외되는 특수 번호판이 부착돼 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상하이 공안국으로부터 특별대우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입지는 한마디로 대단했던 것이다.
상하이=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