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지만 끝이 아니다. 2003년 창단 후 첫 우승을 다투는 프로농구 KT(1위)와 전자랜드(2위)는 10일 인천에서 시즌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84-80 전자랜드의 승리. 이로써 두 팀의 승차는 1경기로 줄었다.
두 팀은 11일 하루 쉰 뒤 주말인 12, 13일 2연전을 치른다. KT는 12일 SK, 13일 동부와 만난다. 또 17일에는 KCC, 20일에는 모비스와 싸운다. KT가 주말 2경기를 모두 잡으면 우승의 9부 능선을 넘는다. KT는 남은 4경기 가운데 3승을 하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한다. KT는 전자랜드와 동률을 이루더라도 맞대결 골득실에서 16점이나 앞서는 만큼 '숨겨진' 1승을 더 갖고 있는 셈이다.
10일 혈투 끝에 KT를 꺾었지만 전자랜드는 여전히 자력우승은 불가능한 상태다. 전자랜드는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기고, KT의 '불행'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다. 전자랜드는 12일 KCC, 13일 모비스와 맞붙고 16일에는 삼성, 20일에는 LG와 상대한다. 남은 대진을 감안하면 싹쓸이는 자신하기 어렵다. 전자랜드는 그러나 매 경기 최선을 다한 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KCC(3위)와 동부(4위)가 KT와 전자랜드 우승 다툼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순위가 굳은 마당에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KT나 전자랜드의 승수 쌓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고, 그럴 경우 결국 KT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상윤 전 SK 감독은 "KCC나 동부나 순위가 결정됐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는 주전들의 체력안배와 함께 백업멤버들을 테스트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반대의 전망도 있다. 추일승 MBC SPORTS+ 해설위원은 "10일 경기에서 전자랜드의 승리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큰 소득"이라며 "KCC나 동부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베스트 멤버를 가동한다면 KT가 의외로 고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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