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 사건’의 본질은 한국 외교가의 내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이번 사건에 대한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 여성 덩신밍(33)씨가 간첩일 가능성이 작다고 보도해온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1일에도 한국을 비판하는 논조의 기사를 실었다.
환구시보는 이날 ‘한국정부가 상하이 사건에 대한 조사단을 꾸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언론과 관리들이 덩씨의 정체를 추측하는 데 충분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환구시보는 공산당의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대변해온 미디어다.
환구시보는 덩씨가 중국 최고 지도부 집단 거주지인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목격됐고 H영사에게 접근하기 위해 일부러 접촉사고를 냈다는 우리나라 보도 등을 가리키며 “한국 언론이 덩씨를 007 본드걸로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이와 함께 한국 언론과 정치권에서도 ‘중국 여간첩설’을 부인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덩씨가 중국의 정보요원이라면 이렇게 경솔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한국 국회의원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은 아울러 ‘상하이 스캔들’외에 지난 2009년 몽골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도 한 외교관이 현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한국 외교관들의 추문은 한 두 차례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일부 언론에선 ‘상하이 스캔들’은 한국 외교가의 내분에서 비롯된 것이란 주장을 되풀이했다.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관련) 상황을 모른다. 유관 부문에 물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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