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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봉사 기부자들이 세상 밝히는 촛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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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봉사 기부자들이 세상 밝히는 촛불이죠"

입력
2011.03.1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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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전 노숙인 지원단체 ‘거리의 천사들’의 조정희(45) 팀장과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일었다. 한국대학생대중문화감시단으로부터 올해의 ‘촛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난 직후였다. 서로 다른 사람이 대표로 나가야 한다며 사양을 하느라 생긴 일이다.

촛불상은 한해 동안 사회와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젊은이들이 그 대상. 올해로 15번째다. 지난해 노숙인이 판매하는 잡지 ‘빅이슈 코리아’ 창간으로 더 유명해진 ‘거리의 사람들’은 14년 째 노숙인들에게 매일 밤 식사를 제공하고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밤 11시 200인분의 국밥과 빵, 속옷, 약품 등을 챙겨 지하철 시청· 을지로· 광화문· 종각역 4곳으로 향한다. 조팀장과 봉사자들은 나갈 때마다 “그분들의 자존감이 상처를 받지 않게 열린 마음으로 귀를 열자”고 항상 다짐한다고 한다. 상담활동을 통해 노숙인들이 빠른 시일 내에 ‘일자리’와 ‘잠자리’를 찾아 사회로 복귀하도록 지원하는 게 이들의 일이다. 이들은 노숙인들에게 직장을 소개하거나 주민등록 복원, 채무· 신용문제 해결도 돕는다. 월급관리 재테크도 이들 몫이다.

이 단체의 봉사자만 연 1,000여명. 봉사자 관리만 해도 버거울 법 하지만 윤건(55) 총무는 “봉사자들 대부분이 20~30대 대학생, 직장인”이라며 “우리 단체를 받치는 힘”이라고 말했다.

5년째 자원봉사로 대표수상자가 된 오성탁(26)씨는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 분들이 많은데 내가 함께 받을 자격이 있나 모르겠다”며 “자원봉사는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2007년 이후 ‘거리의 천사들’로부터 주거지원을 받은 180여명의 노숙인들 중 37%는 사회로 복귀했다. 조팀장은 “촛불처럼 세상을 밝히는 분들에게 이상을 준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단체를 도와주시는 봉사자들, 이름 없는 기부자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며 수상의 영광을 자원봉사자들에게 돌렸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3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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