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를 문화비 개념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13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휴대폰을 단순 통화용으로만 사용하던 과거와 달리 영화나 음악 파일 등을 내려받는 문화콘텐츠 구입, 교통비나 전자상거래 결제 등을 휴대폰으로 해결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2,500만 가입자 가운데 문화비 결제에 휴대폰을 적극 활용하는 이용자가 500만 명에 이른다.
실제로 정부는 이 같은 동향을 현실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8일에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스마트폰 활성화 이후 최근 통신비에 문화, 교통, 금융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된다"며 "통계청과 협의해 가계 통신비 항목을 복합문화비용 등으로 개념을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휴대폰 구입비, 인터넷 이용료 등이 가계 통신비 항목에 모두 포함돼 외국과 요금 비교에서 차이가 나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가계 통신비에 매달 분할 청구되는 휴대폰 구입비, 인터넷 이용료, 유선 전화료 등이 포함돼 집계된다.
반면 외국은 유ㆍ무선 통신, 인터넷 이용료 등을 별도 항목으로 꼽는다. 영국과 일본은 인터넷 이용료를 통신비와 별도인 여가ㆍ문화활동비(recreation & culture)로 분류한다. 미국도 각종 생활기반 이용료(utility) 가운데 유ㆍ무선 음성통화와 무선호출기, 우편 이용료만 통신비(telephone service) 항목으로 꼽는다.
특히 매달 분할 청구되는 휴대폰 구입비가 통신비에 합산되다보니 현실이 왜곡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휴대폰 평균 구입비는 2007년 5,931원에서 2009년 3분기에 1,997원으로 떨어졌다.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휴대폰 가격이 올랐으나 월별 통신비에 합산 처리되다보니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통계청 조사는 국민 1인당 휴대폰 구입비가 월 1,000원대로 나타나 실제 이통사 가입자 당 월 구입비 1만3,000원과 10배 이상 차이 난다 "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에서는 통신비 개념을 문화비로 확대 적용해 현실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수익과 무관한 휴대폰 할부금, 콘텐츠 개발업체 등과 나누는 콘텐츠 구입비 등이 포함되는 점을 고려해 통신비 개념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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