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재고 쌀이 남아도는데도 햅쌀 부족으로 쌀값이 폭등하자, 정부가 비축미 긴급방출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1일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미 6만1,000톤을 3월 중 판매키로 했다. 정부가 시장에 쌀을 방출하는 것은 2008년 8월 이후 2년반만에 처음이다. 최근 2년간은 쌀값 하락으로 수매만 해왔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산지에서 수매해 전국에 보관 중인 산물매입벼 5만톤 ▦태풍 피해 지역에서 사들인 벼 1만1,000톤을 원료곡(도정하지 않은 벼)을 구하지 못해 도정공장이 사실상 올스톱 위기를 맞고 있는 일선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에 판매할 예정이다.
정부의 쌀 방출은 최근 산지에서 원료곡이 품귀현상을 빚어 쌀값이 예년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앞으로도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취해진 조치다. 5일 현재 원료곡 80㎏기준 쌀값은 14만6,960원으로 전년 동기(13만9,876원) 대비 5.1%, 수확기(지난해 10~12월)에 비해서도 6.9%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흉작으로 쌀 수확량이 전년 대비 12.6%(62만톤)나 급감한데다 이상기온 및 태풍 피해로 도정수율(벼 100개 도정했을 때 얻는 낟알 수) 3% 가량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대농들이 가격상승 때까지 벼를 내놓지 않아 햅쌀은 점점 더 부족해지고 값은 뜀박질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향후 쌀 값이 더 뛸 경우 지난해 시장격리시킨 8만6,000톤을 공매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2009년산 격리물량(56만6,000톤)도 추가 판매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축 쌀 판매로 산지 쌀 유통업체의 원료곡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쌀값 상승세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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