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으로 본 세계사의 기록
TIME/노베르토 앤젤레티 등 지음
1923년 창간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역사를 담았다. 표지와 기사에 실린 사진, 올해의 인물 등 600여장의 사진을 통해 타임의 역사와 함께 격동의 현대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과 6ㆍ25전쟁, 베트남전쟁, 워터게이트 스캔들, 걸프전쟁, 달 착륙, 베를린 장벽의 붕괴, 9·11테러 등 현대사를 수놓은 사건들이 타임의 표지를 장식했다. 표지에 오른 인물들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 소련 공산당 서기장,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등 한 시대를 이끈 인물들이었다. 타임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강 테두리는 그 안에 담긴 정보는 알아 둘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1927년부터 사용됐다. 타임이 가장 많이 판매된 것은 9·11테러를 다룬 2002년 9월 14일 9·11특별호로 무려 325만9,156부나 팔렸다. 존 케네디 대통령이 타임의 논조에 화가 나 창간 40주년 기념식 참석을 거부하고 글을 보낸 일 등 흥미로운 일화들도 실려 있다.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ㆍ428쪽ㆍ8만9,000원
남경욱기자 kwnam@hk.co.kr
시골교사가 말하는 교육, 그리고 사회의 불편한 진실
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시간/황주환 지음
한 시골학교 교사가 교육 현장, 나아가 한국 사회에 내재한 불편한 진실에 대해 절절히 토해낸 책이다. 저자는 아이들을 무한 경쟁에 몰아넣으면서 조금이라도 일탈적 행동을 보일라치면 인성 운운하는 뒤틀린 교육 현실을 향해 “(아이들이 아니라) 이토록 미친 경쟁교육에 저항하지 않는 바로 우리 어른들의 윤리가 파탄을 맞은 것일 뿐”이라고 일갈한다. 그는 이어 “모두가 공교육 부실을 비난하지만 정작 학교가 어떤 인간상을 추구하고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절름발이 문제 제기에도 일침을 놓는다.
저자는 “경쟁이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 질문하기를 제안한다. “‘물음이 간절하면 답은 함께 있는 것이다’’지금 이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이 질문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는 특히 동료 교사들을 향해 세상을 바꾸는 질문의 힘을 너무 늦지 않게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생각의나무ㆍ324쪽ㆍ1만2,000원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빈곤의 역사/브로니슬라프 게레멕 지음
빈곤 문제는 인류의 시간과 함께 시작됐지만 빈곤에 대한 개념과 빈곤 현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사뭇 달랐다. 빈곤학자인 저자는 시대ㆍ이념별로 변주되는 빈곤의 의미를 고찰하고, 특히 중세와 근대 산업화 이후의 차이를 집중 조명한다.
중세의 빈곤은 다분히 긍정적 의미로 해석됐다. 종교적 관점에 의거해 빈곤은 신성시되기도 했고, 빈민들에게서 예수의 이미지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16, 17세기 산업화 이후 빈곤은 일종의 타락으로 전락했고 빈민계급은 위험한 계급이라는 관념이 지배하게 됐다. 빈곤 문제를 바라보던 시각이 종교ㆍ윤리적 차원에서 사회정책ㆍ집단이익 차원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 책은 빈곤에 대한 역사적 문제의식을 제시함으로써 인류의 오랜 숙제인 빈곤, 특히 사회 양극화가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 시대에 빈곤에 대한 새로운 대안적 시각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성재 옮김. 도서출판 길ㆍ396쪽ㆍ2만8,000원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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