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손학규 대표의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손 대표 측은 아직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출마 찬성론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심하고 있는 손 대표가 결국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가장 큰 반대 논리는 그가 재보선을 책임져야 할 당 대표라는 것이다. 일개 지역구에 몸을 던지는 '희생'이 아니라 전체 재보선 지역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13일 "분당에 나가서 이길 자신이 없어 고민하는 게 아니다"며 "분당에 출마한다면 본인의 대선운동을 하는 것밖에 더 되겠느냐"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대선운동이 아니라 당 대표 일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 대표 측은 "당선 가능성을 놓고 고민하는 것은 없다"고 부인한다. 하지만 분당 출마 문제를 대권 후보로서의 그의 명성 및 위상과 떼어놓고 보기는 힘들다. 패배한다면 야권 대선후보 경쟁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을 전체 재보선으로 넓혀보면 '손 대표 출마 즉시 재보선 전체 판세가 흔들린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한 당직자는 "강원지사 선거 등에서 MB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데 손 대표가 출마하게 되면 모든 시선은 강원이나 김해가 아닌 분당에 집중될 것"이라며 "'손학규 대 정권'의 대결 분위기로 흐르면 '이기고도 지는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손 대표가 지역구(서울 종로)를 떠나 분당에 나서는 게 유권자 정서에 맞겠느냐 하는 점도 부담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분당 출마를 지지하는 논리도 적지 않다. 우선 한나라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분당에 당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희생적 결단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후보난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상황이 '대표의 희생'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흐른다. 한나라당에서 정운찬 전 총리, 강재섭 전 대표 등 중량급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어 출마 명분도 충분하다는 말이 나온다. 설령 지더라도 일각에서 우려하듯 심각한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승부처로 판단되는 강원지사 선거와 김해 국회의원 선거의 상황이 민주당에 나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도 '손 대표가 전체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논리'의 힘을 빼고 있다. 두 곳에서 승리를 이끌 수 있다면 분당 출마시 패배하더라도 후폭풍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분당에서 손 대표가 승리할 경우에는 손 대표의 '희생'과 '능력'이 어우러져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이 급부상할 것이란 논리도 힘을 얻고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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