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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폐허된 도시들 - 日 대표적 美港 '유령의 도시'처럼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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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폐허된 도시들 - 日 대표적 美港 '유령의 도시'처럼 망연자실

입력
2011.03.1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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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야경을 자랑하는 일본의 대표적 미항인 홋카이도(北海道) 하코다테(函館)도 사상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강진이 발생한 11일 이 곳에는 2m의 쓰나미가 몰려와 항구 인근을 폐허로 만들었다. 길거리엔 나무상자와 컨테이너 박스가 부서진 채 어지럽게 널려있고 케이블카와 열차 운행은 중단됐다.

1859년 개항 이후 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일본의 대표적 항구도시 하코다테는 유럽건축물과 일본 전통 가옥이 어우러진 홋카이도의 관문이다.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이 곳이 순식간에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계속되는 여진과 추가 쓰나미 가능성 때문에 하코나테 당국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곳곳에 마련된 대피소에 머물면서 지진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TV 방송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하코다테 시청사에 대피중인 기무라 쓰네(80)씨는 "살아있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난해 남편을 여의고 홀로 헤쳐갈 앞날을 생각하니 막막하다"며 "당장은 얼마나 계속될지 모를 여진과 쓰나미가 겁난다"고 말했다.

친구와 여행을 왔다가 대피소를 왔다는 대학생 사야가 우메자와(22)씨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지금껏 경험해본 그 어떤 지진보다 강렬했고 죽을 때까지 이런 지진은 다시 경험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쓰나미가 몰려온 항구에서 겨우 2블록 떨어진 곳에 살고 있던 가키무라 긴지씨는 "85세 장모와 아내, 기르던 개까지 무사히 대피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장모의 걸음이 빠르지 않아 막히는 도로에 차를 몰아야 했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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