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진의 여파로 후쿠시마(福島)현 제1 원전의 노심 용해 및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우리 원전의 안전시스템에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지난달 28일 상업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 원전을 비롯해 고리(4기) 월성(4기) 영광(6기) 울진(6기) 등 21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총 국내 원전 설비용량은 1만8,716만㎾로 전체 발전 설비 용량의 24.6%를 차지한다.
우선 국내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 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도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다. 규모 7.2의 지진, 지반 가속도 0.4g에도 버티는 일본 보다는 약한 수준. 하지만 강진 가능성이 낮은 한반도 지질 특성을 고려하면 충분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한반도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최상의 대비"라며 "우리나라에서 드문 규모 6.5의 지진이 해당 원전의 '바로 밑'에서 일어나도 냉각수 등 유출이 전혀 없는 상태를 안전기준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규모 9.0에 달하는 이번 일본 지진에서 보듯 지진 발생은 예측을 뛰어 넘는 측면이 있는 만큼 내진설계 강화 등 추가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비상상황 발생 시 연료봉을 빨리 냉각시키는 데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일본 원전 사고도 비상전원을 제 때 확보하지 못해 연료봉의 노심이 녹아내리다 일어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에 따르면 현재 21기의 원전 마다 비상디젤발전기(EDG)를 2대씩 마련한 상태이다.
사고가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개발한 '비등수로형원자료'(BWR)인 반면 우리나라 원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가압경수로형원자로'(PWR) 방식이다. 독일에 본사들 둔 원전 관련 회사 티브이슈드코리아의 김두일 대표는 "어떤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PWR방식은 높은 압력에서 물을 뜨겁게 한 다음 이것을 다시 차가운 물과 섞어 증기를 발생시켜 발전기를 돌리기 때문에 전원이 완전히 끊겨도 내부에서 물을 흘려 냉각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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