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1983년께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김종필 전 총리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려고 결심했었다는 비화가 공개됐다.
1969년부터 9년간 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씨는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개원 40주년 기념 강연에서 “박 전 대통령은 1978년 9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유신헌법의 완화를 지시했다”며 “임기 종료(1984년) 1년 전에 김종필 전 총리를 다시 총리로 지명한 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하야 뒤) 대선에서 김종필 전 총리와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합하도록 하겠다는 결심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경제를 이만큼 일으켰고,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을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안보기반을 단단히 다져놓았으니 나라를 위해 할 만큼 한 것 아니냐. 이젠 나도 쉬면서 애들 시집, 장가나 보내야겠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김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의 재산과 관련, “서거 후 남겨진 재산은 신당동의 일본식 단층 35평짜리 주택과 성금으로 받아쓰고 남은 9억원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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