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엔 무엇을 하며 보냈을까. 이 궁금증에 답을 구하고 싶다면 경기 과천시 '아해 박물관(아해 한국전통문화 어린이 박물관)'을 찾아가면 된다. 이 박물관에 가면 조상의 슬기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 놀잇감 50여 점(13개 종)을 만날 수 있다. 지난달 개관한 이 박물관은 문미옥 서울여대 아동학과 교수가 사재를 털어 세운 곳이다.
문 관장은 "자존심이 상해 아해 박물관을 세웠다"고 했다. 드브리스 등 외국 유명 아동학자들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이들에게 자랑하고 내세울만한 놀잇감이 없었다는 것. 문 관장은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긴 했지만 아이 교육에 열성적이어서 전통 놀잇감이 많았다"며 "이것을 한데 모으기 시작한 게 단초가 됐다"고 말했다. 1988년부터 문 관장이 자신의 연구실에 모으기 시작한 전통 놀잇감은 약 2,000여 점에 이른다. 이 중 500여 점을 선별해 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층 상설 전시실에는 '작은 서당'을 중심으로 놀이 유형에 따라 13개 코너 5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2,3층에는 교육실과 체험실이 마련돼 공기놀이, 칠교도(퍼즐 맞추기), 윷놀이 등 실내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아해숲이 넓게 펼쳐져 있어 고구마ㆍ감자 구워먹기, 칡공 만들기 등 실외 놀이를 할 수 있다.
문 관장은 "우리 조상들은 도토리나 나뭇가지, 돌, 심지어 깨진 바가지와 항아리로도 팽이와 공기 놀이를 고안해 낼 만큼 창의적인 사고를 했다"며 "어린이들이 전통놀이를 통해 과학적 원리와 유래를 배우고, 이를 학습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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