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전용 메뉴… 소개팅 상품권… 싱글 와인파티…"혼자만 오세요" 틈새시장 노린 역발상 마케팅
솔로 여성만 입장 가능한 콘서트와 홀로 외식하는 사람만을 위한 음식메뉴, 별도좌석까지…
커플 이벤트 일색이던 화이트데이 마케팅에 솔로 바람이 거세다.
화이트데이와 같은 기념일에 우후죽순으로 넘쳐나는 커플 관련 이벤트에 치중하기 보다 자칫 하루 종일 소외 당할 수 있는 솔로들을 위한 역마케팅인 셈이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화이트데이 역마케팅은 우선 공연업계와 외식업계 등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4일 오후 열리는 '화이트데이 재즈 콘서트'는 솔로 여성만 입장 가능한 콘서트다. 감성적인 목소리로 여성 팬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남성4인조 그룹 스윗소로우 등이 출연해 상처받은'여심'을 치유해준다는 컨셉트다.
외식업체들은 솔로를 위한 1인용 메뉴를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평소 혼자 먹기 어려운 치킨부터 샤브샤브까지 다양한 메뉴는 기본이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솔로족의 이목을 끌고있다.
CJ프레시웨이가 운영하는 '오렌지스푼 제이플라츠점'과 일본식 라면 전문점'이찌멘' 등의 외식업체는 아예 솔로만을 위한 1인용 바와 좌석 등을 별도로 마련, 화이트데이 당일 커플고객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히 식사를 할 수 있게 했다.
커플을 꿈꾸는 솔로들을 대상으로 이성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편의점업체 GS25는 15일까지 화이트데이 상품 구매고객 가운데 100명을 추첨해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의 '소개팅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 상품권을 받은 고객은 레드힐스에 자신의 정보를 등록하면 추천 여성과 소개팅을 할 수 있다.
예술영화전문 상영관 영화공간주안도 비슷한 취미를 공유한 솔로들이 와인파티 및 게임을 즐기며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이색 소개팅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침체 장기화와 늘어난 커플기념일 등으로 인해 예전만 못한 화이트데이 특수를 틈새시장 공략 방식으로 타개하려는 외식 및 유통업계의 전략에서 비롯됐다.
실제 한 해 매출 절반 이상을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올린다는 한 초콜릿 수입업체의 경우 2009년 30억원이던 매출이 2010년 18억원, 올해 1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2010년 밸런타인데이 경우 1980년 이래 설날과 처음으로 정확히 겹치면서 특수가 실종됐던 것에 비해 올해는 경기침체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특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화이트데이 솔로 이벤트를 준비중인 한 외식업체 관계자도 "과거는 커플기념일이라고 해야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정도에 그쳤지만 현재는 커플기념일도 많아진데다 관련 이벤트를 진행 하는 업종들도 매우 많아져 어려움이 있다"며 "커플기념일 관련 역마케팅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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