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때 방마다 전화 걸어 군기 잡고 통닭 돌리며 격려도
서울중앙지검의 새 수장이 된 한상대(52) 지검장의 '돌발 행보'가 검찰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초 부임한 한 지검장은 최근 평일 밤중에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산하에 있는 형사부 소속 평검사들 방에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이른바 '번개통신'이다. 한 지검장과 직접 통화가 된 검사는 불과 5명 내외. 총 8개 부로 이뤄진 형사부는 각 부마다 부장검사를 제외하고 대략 7~8명의 검사들이 속해 있는데, 그 중 10% 이하만 연락이 된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은 지검장의 번개통신 성적이 예상 외로 저조하자 바짝 긴장했다.그런데 막상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면서도 전화를 받지 않은 검사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뒤에야 가슴을 쓸어 내렸다는 후문이다. 한 간부는 "형사부 검사는 한 달에도 수백 건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야근이 잦을 수밖에 없어 전화를 받은 검사들이 적었다는 사실이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밤중에 수사관과 여직원은 퇴근하고 혼자 빈 방에서 근무한 검사들이 낮 근무 때처럼 전화를 직접 받지 않았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였다"고 말했다. 실제 간부들이 소속 검사들에게 사발통문을 돌린 결과 형사부 소속 검사 중 80%가량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물론 한 지검장의 리더십이 번개통신 같은 채찍에만 기대는 것은 아니다. 그는 최근 특수부와 강력부, 금융조세조사부를 지휘하는 3차장검사 산하 검사들에겐 통닭을 야식으로 보내는 등 자상한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한 지검장은 취임 일성으로 "보물찾기식 수사가 아닌 과학적 수사를 해야 한다"며 수사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의욕 넘치는 행보로 그간 평온한 듯했던 서울중앙지검이 시험대에 올라 있는 듯한 모습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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