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고교 1학년인 박모군은 새 학기가 시작됐는데도 교과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고교 입학과 동시에 전학을 가게 돼 이전 학교에서 받은 교과서 대신 새 교과서를 구입해야 하는데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재고가 없기 때문이다. 바뀐 교육과정으로 개편된 교과서가 필요해 헌 책을 구해서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선 학교들은 학생들의 숫자만큼 교과서를 미리 주문해 2월 중에 학생들에게 배포하지만 교과서를 분실ㆍ훼손하거나 박군처럼 전학을 가는 경우는 개별적으로 구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개편된 교과서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초등학교 1,2학년, 중1, 고1,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초등 5,6학년, 중2학년 등이다.
한국검정교과서협회 관계자는 “개편된 교과서의 경우 학생들 외에도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려 일부 교과서는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교육 업체와 학원 강사들, 자녀들에게 선행학습을 시키려는 학부모들, 연구목적으로 쓰려는 대학과 각종 연구기관에서도 교과서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검정교과서협회에 따르면 중ㆍ고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는 모두 2,800여종이나 된다. 때문에 발행부수가 많지 않은 일부 출판사의 교과서는 더욱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과서는 학교에 우선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출판사들이 이윤 추구를 위해 대형서점에 공급하는 것은 후순위로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 점 때문에 오히려 대형서점 등에서 교과서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3월 초 일시적으로 교과서의 재고가 부족해 문의가 빗발쳤지만 지금은 추가로 재고가 확보돼 교과서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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