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50위권밖에 있는 루저(낙오자)들의 반란이었다.' 뉴욕타임스(NYT)가 8일(한국시간)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2011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1회전(16강전)은 무명의 스타들이 화려하게 빛을 발한 대회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특히 4단식 1복식경기로 치러지는 데이비스컵 대회 특성상 3-2 승부에 방점을 찍은 프랑스의 제러미 샤디, 독일의 필립 페츠슈너, 카자흐스탄의 미하일 쿠쿠쉬킨 등 3인방이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어 만약 이들 3명이 불을 뿜지 않았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제러미 샤디(24)
랭킹 55위로 프랑스 대표팀에 합류한 샤디는 이번이 첫 데이비스컵 무대였다. 당초 그의 위상으로 볼 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가엘 몽피스, 조 윌프레드 총가, 리차드 가스케 등 에이스들이 줄부상으로 빠지자 '땜빵용'으로 긴급 수혈됐다. 행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첫날 단식 1번 주자로 나서 오스트리아의 1인자 위르겐 멜저(10위)를 3-0(7-5 6-4 7-5)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대회 3일째 마지막 단식주자로도 출전, 마틴 피셔(139위)를 3-1(2-6 7-6 6-3 6-3)로 제압해 프랑스가 월드그룹 2회전(8강전)에 오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필립 페츠슈너(27)
프랑스의 샤디가 펄펄 나는 사이 독일엔 페츠슈너(65위)가 있었다. 페츠슈너는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복식게임과 단식 1게임을 모두 따내 3-2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페츠슈너 역시 이전까지 무명의 설움을 곱씹어야 했다. 데뷔한지 10년이 지났지만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타이틀 1개만 따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 둘째 날 복식게임에서 크리스토퍼 카스와 조를 이뤄 시속 251km로 총알서브의 새 역사를 쓴 이보 카를로비치와 이반 도디그조를 3-2(6-3 3-6 5-7 6-3 6-4)로 잠재웠다. 이어 마지막날 단식에서도 카를로비치를 맞아 3-0(6-4 7-6 7-6)으로 셧아웃 시켜, 독일을 월드그룹 2회전으로 이끌었다.
▦미하일 쿠쿠쉬킨(24)
월드그룹에 첫 명함을 내건 카자흐스탄은 이번 대회 참가의의에 무게를 뒀다. 1회전 상대인 체코는 2010 윔블던 준우승자 토마스 베르디흐(7위)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체코는 2009년 이 대회 준우승과 1980년 우승을 차지한 테니스 강국이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은 쿠쿠쉬킨(62위)이란 깜짝스타를 보유하고 있었다.
예상대로 카자흐스탄은 둘째 날까지 1-2로 탈락위기에 몰렸으나 마지막 날 단식 2경기를 모두 가져오면서 3-2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절체절명의 순간 카자흐는 쿠쿠쉬킨을 내보냈고 그는 얀 하젝(98위)을 세트스코어 3-1(6-4 6-7 7-6 6-0)로 돌려세우며 조국의 부름에 호응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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