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살얼음 판을 걷고 있는 듯한 한중 관계에 이번 사건이 또 다시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됩니다.”
‘상하이(上海)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상하이 한인 동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추문이 자칫 반한 감정을 불러일으켜 한인사회의‘ 삶의 터전’에 직접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9일 중국 상하이상회와 한인회 등에 따르면 대다수 상하이 동포들은 이번 추문을 배후에 중국 당국이 연루된 스파이 사건으로 몰아가 중국 여론이 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상황을 특히 걱정하고 있다. 한국 언론이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기를 바라는 이유다.
박현순 상하이한국상회 겸 한인회 회장은 “우선적으로 상하이 한인사회에 모범이 돼야 할 총영사관에서 이같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 진 것은 한마디로 국가 망신”이라며 “아직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한중간에 오해와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생활 10년의 경험을 놓고 볼 때 중국정부는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상하이 동포들은 자칫 불똥이 중국진출 우리기업들과 한인사회의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한영 전 상하이 한국상회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국가 기밀급 정보가 빠져나갔다면 당연히 덩신밍씨에 대한 한중간 공조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덩신밍씨의 행적으로 볼 때 비자 브로커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단순히 비자발급 편의를 둘러싼 성 추문에 불과할 수도 있는데 섣불리 한중간 외교 문제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얘기다. 상하이에 진출한 대기업의 현지법인 대표 K씨는 “중국에서 정부의 고위 인사를 불미스러운 일에 함부로 연루시키는 것은 금기사항”이라며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계속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한국 정부도 외교 문제를 고려해 사건을 매끄럽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상하이=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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