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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의료를 달린다] <9> 글로벌 경쟁에 나선‘건강의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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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의료를 달린다] <9> 글로벌 경쟁에 나선‘건강의학센터’

입력
2011.03.0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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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이란의 건설회사 ‘쿠바건설’의 대표, 나흐자바니 형제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를 찾았다. 두 사람은 검진 전날 묶고 있던 호텔에서 건강검진 물품과 아랍어로 된 안내문을 전달받았다. 검진 당일 오전 7시30분 호텔 현관에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을 타고 병원에 도착했다. 그들은 병원 1층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전담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4시간 동안 건강검진을 받고, 건진센터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오후 1시 30분경 건강검진 결과가 나오자 전담교수와 30분 동안 상담을 하고, 2시 30분에는 이비인후과에 들러 이상 소견이 나온 귀 검사를 한 뒤 4시에 리무진으로 호텔로 돌아갔다. 사이에드 나흐자바니 대표는 “독일과 터키 등지에서도 건강검진을 많이 받아봤지만, 삼성서울병원 건강검진은 외국과 달리 모든 검사를 센터 안에서 진행해 좀 더 편안하고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년 후 이곳에서 다시 건강검진하기로 예약하고 귀국했다. 최윤호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에게 건강검진 제대로 받는 노하우를 알아본다.

-나이별로 건강검진 가이드라인이 다른데.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는 국민의 나이별 특성과 다양한 개인별 상황에 맞게 맞춤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 30대를 위해서는 비만과 성인병 예방을 위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위주로 운영하고, 드물지만 암이나 선천 질환, 유전 질환 등을 추가로 검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성인병 발병률이 높고 합병증도 많이 생기므로 건강검진이 가장 필요한 시기다. 따라서 이 연령층에서는 암 검사 항목을 늘리고 심장과 뇌를 정밀 검진한다. 60대를 넘으면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질환의 검사항목을 추가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나이와 관계없이 개인 체형이나 증상에 따라 검사항목을 정하는 맞춤형 건강검진을 추천하고 있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는.

“건강검진은 암을 예방하는 최선책이다. 예를 들어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검사를 하면 대장암 원인인 선종성 용종을 미리 제거할 수 있다. 특정 암 발생 위험인자가 많은 사람이 흡연하거나 특정 암의 가족력이 있다면,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해 암을 미연에 막는다.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다면 암 발병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는 유전자검사를 권한다. 물론 건강검진을 받는다고 암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매년 건강검진을 하면 조기 암이나 전(前) 암 단계에서 발견할 확률이 높다. 이런 초기 단계에서는 수술이나 비수술적 요법으로 암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치율도 높일 수 있다. 또한 만성 BㆍC형 간염을 앓고 있다면 정기 건강검진에서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암으로 악화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조기 위암도 우연히 건강검진에서 발견하면 발생 부위에 따라 수술 없이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의 암 발견율은 세계적 수준이다. 2009년에 전체 수진자의 0.9%에서 암을 발견했다. 이를 10만 명당으로 환산하면 902.3명꼴로, 2007년 전국 평균 329.6명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준이다.”

-건강검진 결과표에 나오는 수치는 어떻게 읽나.

“검진 결과표에 보면 정상치를 참조로 제공하므로 자신의 검진 수치와 비교해 보면 된다. 그런데 이것은 말 그대로 참고용일 뿐,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다. 정확한 해석은 의사에게 맡겨야 한다. 한 항목의 수치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고, 의료기관별로 참조치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치를 잘못 해석하면 병이 없는데도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고, 문제가 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 따라서 검진 결과를 확인하고 미심쩍은 부분은 상담 시간이나 전화로 의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 참고로 혈액을 통한 특정 암에 대한 암 표지자 검사 결과가 정상 수치보다 높게 나오면 암이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물론 정상 수치보다 아주 높은 경우에는 암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건강검진을 받으러 오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는데.

“지난 한 해 동안 세계 60개국에서 1,902명이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다. 2009년에 본격적으로 해외 마케팅을 시작한 이래, 외국인 건강검진자가 30% 정도 늘어난 셈이다. 우리 병원은 국제 CEO 프로그램 등 다양한 외국인 고객 유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영어와 러시아어, 일어, 아랍어 등 6개국어로 홍보 책자와 CD, 검사 안내문을 제작하는 등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를 둬 예약과 검사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 검진자의 불편을 줄이고 있다.”

-해외 CEO를 위한 ‘국제 CEO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국제 CEO 건강검진은 외국 환자가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해외 왕족과 부호, CEO 등 VVIP를 대상으로 한 최고급 건강검진 프로그램이다. 극동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몽골의 고위층과 아랍부호가 주 대상이며, 흉ㆍ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머리 자기공명영상(MRI), 자기공명혈관촬영(MRA), 전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과 같은 첨단 장비로 세밀하게 검진이 이루어진다. 모든 검사를 한꺼번에 진행해 단시간 내에 검사에서 결과 상담까지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심장병과 관절, 안과 질환은 우리 병원의 과장급 의료진이 직접 병실을 찾아 진료한다. 병실은 VIP특실이 제공되며, 2박3일 건강검진 기간에 전담 간호사와 통역사가 1 대 1로 에스코트한다. 또한 검진 후 1년 간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해외 동포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는데.

“2008년부터 동포들을 위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동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2008년에 890명에 불과하던 검진자 수가 2009년에는 1,266명으로 1년 새 41%나 급증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동포들이 우리나라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려면 여러 가지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외국인이나 동포들을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번거로움 없이 여유 있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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