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이 없는 눈 질환인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치료 가능성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
김응권ㆍ최승일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팀은 멜라토닌과 리튬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일으키는 산화스트레스와 TGFBI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검은 자위(각막)에 흰 점이 생기면서 실명을 일으키는 병으로 유전에 의해 생긴다. 부모에게서 받은 한 쌍의 유전자 중 한 쪽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형접합자)은 12세쯤부터 각막에 흰 점이 생겨 60세부터 시력이 급격히 나빠진다. 양쪽 모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동형접합자)은 6세쯤 실명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앞서 한국인 870명당 1명이 이형접합자에 해당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김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세포가 손상돼 나타난다”며 “산화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세포에 노화와 질병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 동안 이 병은 완치가 어려워 일단 진단받으면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면서 자외선 등 외부 자극을 피하는 것이 최선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로 멜라토닌이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에서 멜라토닌은 세포를 손상하는 PQ(파라콰트)시약에서 세포를 보호하고 활성산소 수치를 줄였다. 활성산소도 세포 손상 유발인자다.
김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나이가 들면서 악화되므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금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 동안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멜라토닌과 리튬의 잠재적 치료효과가 입증되면서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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