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순 변심으로 인한 반품ㆍ교환은 불가합니다.
(2)흰색 제품이나 세일품목은 교환ㆍ환불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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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값을 치를 때 사이트 한 귀퉁이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문구들이다.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은 글씨로 표시돼 있고 물건을 살 때는 별 뜻 없이 지나치기 쉽지만, 나중에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환불ㆍ교환을 할 때 바로 이 문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쇼핑몰 측이 "고객님, 주의사항을 확인하셨어야죠, 환불ㆍ교환이 안 되는 조건입니다"라며 청약 철회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 해석에 따르면 이런 조건은 모두 현행법규에 어긋난다. 소비자의 정당한 청약 철회 권리 행사를 가로막는 '청약철회 방해행위'라는 것. 전자상거래법 제17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청약일 또는 상품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는 소비자 자신의 책임으로 인해 상품이 훼손된 경우를 빼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산 물건이 갑자기 마음이 들지 않아(단순변심) 반품 또는 교환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공정위는 9일 일부 인터넷 쇼핑몰이 이와 같이 현행법에 맞지 않는 환불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전체 5만 2,000여개 쇼핑몰을 대상으로 일제점검에 착수했다. 한국소비자연맹과 소비자원도 감시활동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인터넷 쇼핑몰을 대상으로 관계기관이 이처럼 합동 점검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우선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문구를 표시한 인터넷 쇼핑몰에 자진시정을 요청하고, 시정을 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등 강제력을 동원할 계획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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