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융권 '미니 빅뱅' 가능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융권 '미니 빅뱅' 가능성

입력
2011.03.09 05:31
0 0

"우리나라 금융사상 아마도 가장 거물급 금융CEO가 아닐까 싶습니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산은금융지주회장 내정에 대한 금융당국과 금융권 반응이다. 현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MB노믹스를 설계한 대통령의 최측근. 금융당국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강 내정자가 옛 재정경제원 차관일 때 그의 밑에서 '겨우'과장으로 일했다.

과연 그는 산은지주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될까. 강 내정자의 성격으로 볼 때, 한낱 국책은행장으로 머물지는 않을 것이며, 금융권의 새 판을 짜는 중대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신한? 우리? 하나?… 산은!

강만수 내정자는 올해 금융권 인사태풍의 핵이었다. 그가 사석에서 얘기했다는 "지난 3년은 국가를 위해 봉사를 했으니 남은 시간은 민간 부문에서 일하고 싶다"는 내용이 흘러나온 뒤론 신한, 우리, 하나 등 모든 대형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여론은 냉담했다. 대통령 최측근 인사가 민간 금융사 CEO자리에 뜻을 뒀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 결국 그는 끝내 어디에도 원서를 낼 수 없었다. 한 측근인사는 "합의 추대 형식으로 아무런 잡음 없이 이동할 것을 기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은지주회장은 그가 갈 수 있는 마지막 자리였다. '장관까지 지낸 인사가 가기엔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정부가 100%지분을 가진 국책금융기관인 만큼 적어도 낙하산이나 관치논란은 피할 수 있었다.

그의 미션은?

지금 산은지주의 최대 현안은 민영화. 강 내정자의 당면 미션 역시 민영화 매듭이다. 그 동안 1순위과제였던 우리금융 민영화가 늦어지면서, 2순위였던 산은지주 민영화는 자동적으로 뒤로 밀린 상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산은 민영화를 임기 내에 끝내겠다. (그러려면) 민영화와 구조개혁 등 굵직굵직한 숙제를 믿고 통으로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고 강 내정자 선택배경을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민영화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형태의 민영화냐는 점이다. 강 내정자는 재정부 장관 시절 이른바 '메가뱅크'를 강력히 주창했던 인물.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을 합쳐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덩치 큰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비록 타 부처 반대로 무산됐지만, 메가뱅크에 대한 그의 확신은 여전하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일각에선 "차제에 메가뱅크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정권 후반기에 거대 은행을 묶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대신 메가뱅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부지분이 있는 몇몇 금융기관들을 묶는 '미니 빅뱅'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선 산은지주 산하의 대우증권과 우리금융지주 산하의 우리투자증권을 합병시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김석동 위원장도 최근 "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한 터라, '대우+우리'의 짝짓기 구도는 더 힘을 얻는 분위기. 여기에 금융기관 대형화론자인 강 내정자의 취임으로 '메가IB'구도는 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그 동안 민간출신 민유성 현 회장이 추진하다 관(官)의 비협조로 번번히 좌절됐던 몇 가지 숙제들, 예컨대 해외은행 인수나 외형 및 기능확대 등도 이젠 쉽게 풀릴 것이란 관측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