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를 앞두고 그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추모 사진전이 10일 개막했다.
이날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정 명예회장의 가족들을 비롯해 추모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병국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주요 인사 12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 회장은 정몽준 의원,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등과 함께 손님들을 맞았다. 정 회장은 인사말에서 "선친의 열정과 인간적인 모습을 회상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창조적 도전정신으로 이룬 생애에 대해 무한한 존경과 그리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고인은 20세기 후반 산업화의 국민적 영웅"이라고 회고하고 "이번 전시회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 지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전에는 정 명예회장이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 기업을 일궈내기까지 고인의 활동을 담은 사진 13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를 담은 '아산의 젊은 시절'과 자동차 중공업 등 경제적 업적을 모은 '사업보국', 1996년 서산농장에서 키운 소를 몰고 판문점을 통해 방북을 하던 모습을 담은 '통일소' 등 6편의 테마로 마련됐다.
사진전은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달 말에는 범현대 주요 사업장에서도 진행된다. 오는 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추모행사 중 하나로, 정명훈 예술감독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음악회'도 열린다.
한편, 이날 사진전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고인의 사진을 살펴 본 뒤 전시장을 떠나기 전 정몽구 회장과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치열한 대결을 벌였으나, 최근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의 새 주인으로 귀결되면서 양 측간 화해 움직임이 있어 왔다.
현 회장은 현대차 그룹과 불편한 것이 해소됐냐는 질문에 "불편한 것 없다"고 짧게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 7.8%를 화해 차원에서 현대그룹에 넘길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계획이 없다. 팔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답했다. 그는 또 현 회장과의 화해 여부에 대해 "화해할 게 있나. 악수나 하고 그런 거지"라고 말해 아직 불편한 관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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