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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 덩씨 남편 메일 도용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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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 덩씨 남편 메일 도용당했나

입력
2011.03.0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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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스캔들의 핵심 당사자인 중국 여성 덩신밍씨의 정체를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누군가가 사건 제보자인 덩씨의 남편을 사칭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 사건이 더욱 복잡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내일신문과 연합뉴스는 10일 각각 덩씨의 남편 J씨로부터 확인한 것이라면서 정반대되는 내용을 보도했다. 결국 어느 한쪽이 J씨를 사칭한 결과가 되는데, 누구의 소행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내일신문은 "(덩씨에게 유출됐다고 보도된) 국내 정관계 인사 200명의 자료는 내 와이프 컴퓨터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라는 J씨의 발언을 인용, 누군가가 단순 치정 사건인 이번 스캔들을 국가기밀 유출 문제로 확대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내일신문은 J씨가 이런 내용을 이메일을 통해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J씨가 상하이 총영사관 소속 법무부 파견 김모 영사의 도움을 받아 이번 사건 진정서를 한국에 전달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총영사관측이 사건을 왜곡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J씨가 보낸 이메일에는 김 영사가 자신에게 "치정 문제로만 몰고 가면 H 전 영사가 사표를 쓰고 중국에 다시 올 수 있으니 확실히 하려면 국가기밀 유출 문제로 몰아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 "나도 (정보기관 출신) 장모 부총영사 때문에 어쩔 수 없었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 보도가 나온 직후 연합뉴스는 누군가가 J씨의 이메일을 도용해 내일신문에 허위정보를 유포했다는 정반대의 보도를 했다. 연합뉴스는 J씨가 "내가 작성하지도 않은 메일이 언론사에 전달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면서 관련 사실을 이메일을 통해 전해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J씨는 "최근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의 메일이 와서 평소 열어보지 않던 웹메일에 접속했더니 휴지통에 내가 모 언론사 기자에게 보낸 것으로 돼 있는 2통의 메일이 들어 있었다"며 "그 기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며 내가 메일을 보낼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이에 따라 도용된 메일 내용이 당초 이번 스캔들은 단순 치정 사건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에 비춰 덩씨 또는 H 전 영사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정관계 인사 자료는 J씨가 법무부에 보낸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 상하이 현지의 김 영사와 장 부총영사도 자신들이 이번 스캔들을 기밀 유출 사건으로 몰아갔다는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내일신문에 전달된 이메일이 도용된 메일일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이게 사실이라면 누군가 J씨의 이메일 계정에 몰래 들어가 일종의 '역공작'을 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내일신문측은 "해당 기사는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J씨와 여러 차례 접촉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스캔들 배후에서 사건을 쥐락펴락하려는 제3의 세력이 실제 있는 것인지 궁금증은 커져가고 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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