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테러 위협 조사 필요"이슬람계 "용의자 취급" 반발
미국에서 무슬림 급진화에 대한 논란이 또 다시 점화됐다. 9ㆍ11 테러 이후 숨죽이며 살아온 미국 내 무슬림들은 알카에다와 동일시하지 말라며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극우주의자들의 무슬림 혐오증은 여전히 거세다. 이번 주 미 하원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이슬람교도들의 급진화가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책이 논의될 정도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현재 무슬림 사회 내부에서 급진화하려는 시도가 있으며 이들이 테러 등 미국 내 위협으로 떠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 킹 국토안보위원장은 "알 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의 젊은 조직원들이 급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법기구의 대응에 미국 내 무슬림들이 충분한 협조를 하지 않고 있어 (무슬림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내 이슬람계는 무슬림을 용의자 집단으로 취급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백악관은 일단 무슬림 사회를 다독거리고 있으나 무슬림과의 연계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진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데니스 맥도너프 국가안보담당 부보좌관은 "종교를 본질적으로 봐야 한다. 서로 다른 신앙을 가졌다고 공격을 일삼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 사회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팽배한 것은 여전히 9ㆍ11테러를 자행한 알 카에다와 이슬람을 동일시하며 무슬림이 미국을 장악할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2월 대선후보 예비경선을 앞둔 공화당이 대중적 관심사로 부상한 이슬람 논의가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반 이슬람 정서가 극해 달해 있는 미 보수층을 정치인들이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또 다시 오바마가 무슬림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뉴욕 이슬람센터에 대한 공화당의 비판이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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