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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공무원과 의원간 힘겨루기 꼴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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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공무원과 의원간 힘겨루기 꼴불견

입력
2011.03.0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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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간부들 의원 제명 탄원서 내고, 신안은 자진사퇴 요구하고…안하무인격 의원에 집단행동으로 대응… 의정활동 위축 우려도

민선자치제가 출범한 지 16년이 지났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의회간 힘겨루기 양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남 목포시와 영암군, 무안군, 신안군 등 지자체 공무원들이 의원들의 사과와 당제명을 요구하는 탄원서 제출하는 등 집단행동을 해 법정싸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공무원들이 의원들의 본회의 발언과 사무감사를 놓고 자질 논란과 함께 집단행동을 보이는 것은 자칫 의정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다. 8일 영암군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영암군청 5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이'언어폭력을 일삼는 자질 없는 군의원'이라며 군의회 김철호 의원 제명 요구 탄원서를 민주당 중앙당에 제출했다.

군청 실과장(5급) 이상 등 32명이 연대 서명한 탄원서는"김 의원의 폭언이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방역활동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취지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김일태 군수와 김모 과장이 김 의원의 군정질의 발언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김 의원은 영암군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수뮤지컬'에 대한 행정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집행부를 추궁했다. 김 의원은 '조련사, 사직서' 등의 막말은 지역사회 내 파장을 불러 일으켰으며, 당사자에 대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고소로 이어졌다.

이에 김 의원은 "정당한 의정활동 속에서 다소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두고 공무원들이 문제를삼아 불쾌할 따름이다"며 "일부 잘못을 인정했는데도 시일이 한참 지난 뒤에 또 중앙당에 집단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배후가 있지 않나 의심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신안군의회 박삼성 의원과 신안군 직장협의회의 다툼도 점입가경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열린 신안군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군 인사를 질타했다. 이발언을 놓고 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는 반박 성명을 공무원 내부망에 게재했다.

직협은 성명서에서 "신안군이 단행한 공무원 인사는 정치보복성 인사며 노조 죽이기라는 박 의원의 발언은 군의원으로서 자격 미달을 보여준 것이다"고 공개사과와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또 "군의원으로서 본분과 자신의 분수를 망각한 채 5만여군민과 650여공무원들을 우롱한 것은 저질 의정활동의 표본이다"고 비하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검찰에 직협 간부 등 3명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목포시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들에게 범인 취급하며 막말을 퍼부은 목포시의회 A의원과 B 의원을 항의 방문, 일부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 의원들은'당신XX''정보와 증거를 가지고 있다','검찰에 고발한다'고 윽박지르면서 협박과 심한 막말을 했다는 것.

노조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직원들의 인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권위적으로 심문하듯이 절차를 무시하고 소리부터 지르고 본다"며 "자식같은 의원에게 범인 취급하는 막말과 중복된 서류와 무리한 자료 요구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의원은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에 대해 요구한 자료를 담당자가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의정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며 "의욕적으로 의정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였다"고 밝혔다. 반대로 지난해 12월 서울구치소에 사기 등 위증혐의로 구속된 무안군 의회 C의원 구명운동에 공무원들이 집단으로 나선 경우도 있다.

무안군 실과장 95%에 가까운 30여명(5급이상)은 집단적으로 "의정활동을 성실이 했으니, 선처를 요한다"는 C의원 석방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과 함께 면회를 수 차례 다녀오는 공직자들도 많다. C의원은 탄원서 덕분에 지난달 초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 중이다.

목포경실련 장미 사무차장은 "의원들의 본회의 발언이 진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공무원들이 집단적으로 행동하고 법정싸움으로 가는 것은 지방자치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다"며 "의원들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책임감과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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