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어떻게 버텨온 것일까.'
리비아의 반카다피 시민군에 대한 엄연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빈 자와드를 장악한 지 하루만에 정부군에 내 주면서 어떻게 제2도시 벵가지, 브레가 등 서부도시와 자위야 등에서 세력을 확장했는지가 의문이라는 투다.
지난 5일 시민군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525㎞ 떨어진 빈 자와드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하루뿐이었다.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시민군은 반 자와드를 장악한 뒤 '소중한' 탄환을 하늘에 마구 쏘아대는 등 하루 종일 축제분위기였다. 일부 시민군은 승리감에 도취, 기념 사진을 찍어댔고 방어 후 진격보다는 휴식을 택했다. 결국 이튿날 카다피 친위부대의 헬리콥터 맹공을 당한 시민군은 이 지역을 빼앗겼다. 시민군은 10여명을 잃은 채 동쪽으로 30㎞ 떨어진 라스 라누프로 퇴각했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15일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시민군이 인정한 첫 패배였다는 게 뼈아팠다. 막강한 화력을 갖춘 카다피 친위부대에 맞서 근근이 지탱해온 시민군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LA타임스는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은 학생, 미장공, 배달원, 회계사 등이 시민군을 이루고 있다"며 군인과 같은 전략 전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비도, 명령을 내리는 장교조차 없어 이 곳의 패전은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탈영한 군인들이 시민군을 훈련시키고 있지만 이들 역시 쿠데타를 두려워한 카다피 때문에 기량이 부족해 큰 도움이 못 되는 실정이다. 일부 시민군은 라스 라누프에 대한 정부군의 공습이 예상되자 이탈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한 시민군 관계자는 AP에 "비행금지구역 설정만큼은 간절하게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오합지졸'인 시민군이 국제사회의 도움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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