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반 카다피 시민군의 대항이 지하드(성전)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동부지역 시민군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전투를 지속하는 데 종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외세 침략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라며 이슬람 극단주의와는 선을 그었다.
벵가지 훈련센터 신병들은 지하드가 서구세력보다는 부당함과 독재자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다피가 고용한 외국인 용병들과의 전투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국가위원회의 구성원이자 경제학 교수인 압둘라 샤미아는 “많은 시위참가자들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을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단체와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개혁을 위한 혁명이 아닌 자유전쟁이다. 외세 침입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지하드를 선언해야 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지하드에 모두 참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군 지도자들은 또 1995년 알카에다 산하에 창설된 리비아이슬람투쟁그룹(LIFG)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극단주의자들이 있다고 해도 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LIFG는 98년까지 수차례 카다피 암살을 시도하다 2008년 정부와 협력하면서 수백명 지도자들의 석방을 이끌어 냈다. 이들은 LIFG의 행동이 억압에 대한 투쟁이었고 카다피의 알카에다 연관 발언에 대해서는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벵가지 국제학교 한 관계자는 “사람들이 싸울 때 종교에 의지하려고 한다. 그들은 믿음이 있고 그 점이 그들의 힘”이라며 “그들은 이슬람 슬로건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외교사절들은 카다피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리비아의 야당 지도력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반카다피 시민군 구조와 능력뿐만 아니라 그들이 서구국가들의 지원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한 서구국가 외교사절은 “일단 독재자를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면 그 뒤에 누가 오는 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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