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회적기업 에듀머니 제윤경 이사/ "신용카드와 '굿바이'해야 어렵게 번 돈 진짜 주인 됩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회적기업 에듀머니 제윤경 이사/ "신용카드와 '굿바이'해야 어렵게 번 돈 진짜 주인 됩니다"

입력
2011.03.08 08:12
0 0

“수십 만 원짜리 원피스를 하나 산다고 해보죠. 현금으로 산다면 수십 번은 더 고민할 겁니다. 이게 나한테 어울리는지, 이 옷을 사서 어딜 입고 다닐지 말입니다. 그런데 신용카드로 결제한다면 고민의 단계가 확 줄어버립니다. 이게 바로 신용카드의 함정입니다.”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의 제윤경(41) 이사는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을 상대로 강의를 할 때마다 “신용카드를 잘라 버리라”고 말한다. “신용카드는 한 달만 유예했을 뿐 결국 빚인 것이고, 나아가 생각하는 소비를 마비시키는 마취제 같은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라는 책까지 출간해 신용카드의 폐해를 고발하고 있다.

제 이사가 신용카드 없애기 운동에 나선 것은 대학 졸업 후 금융회사에 다니면서 고객들에게 ‘빚을 권했던’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그는 당시 재무상담사로 일하면서 고객들에게 금융상품을 추천해주었지만, 이것이 고객들을 또 다른 빚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했던 것. 그는 “은행이나 증권사가 사람들의 탐욕을 부추기고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고 있음을 당시 실감했다”고 말했다. 업무에 회의를 느껴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둔 제 이사는 2007년 빚에 허덕이는 직장인과 서민들을 위해 에듀머니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가계소득과 부채를 파악해 생애주기별 지출 씀씀이를 예상하고 그에 맞는 재무설계를 상담해주고 있다.

제 이사는 특히 카드사의 ‘리볼빙’과 ‘카드론’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리볼빙은 고객이 일정 비율만 결제하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대출로 전환돼 연장되는 결제방식입니다. 그런데 수수료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사실은 고리의 장기대출입니다. 또 카드론은 일단 이용하게 되면 제1금융권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리볼빙보다 더 위험합니다.” 제 이사는 “소비자들은 기업의 마케팅 공격을 이겨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아예 신용카드와는 ‘굿바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이사는 대신 통장의 잔액만큼 쓸 수 있는 체크카드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또 한 개 통장에 돈을 몰아 넣지 말고 지출목적에 맞게 통장을 여러 개 만들어 쪼개 저축하라고 주문했다. 제 이사는 자신도 휴가비, 아이들 교육비 등 테마별 지출통장을 정해 1년 단위로 꾸준히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돈을 갚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돈을 버는 과정이 재미있을 리 없습니다. 돈에 대한 스트레스만 생깁니다. 할부금이 빠져 나가는 결제일을 없애는 대신 무언가 사기 위해 적금을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소비하는 습관을 한번 들여보십시오. 그래야 어렵게 번 돈의 진짜 주인이 됩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