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의 제값 받기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타 경쟁업체들이 앞 다투어 신차 가격을 낮추고 각종 고객 할인 혜택을 늘리고 있는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가격도 올리고 할인폭도 줄이고 있는 데도 오히려 판매는 더 잘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 업체들은 1대 판매 시 고객에게 주는 각종 할인 혜택(인센티브)를 전년 동월에 비해 10~18% 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센티브 액수는 공식차량 가격에서 사실상 할인된 판매가격으로 보면 된다. GM은 10.1%가 증가한 3,683달러를 지급했고, 혼다도 16.2%가 증가한 2,111달러, 도요타도 18.5%가 증가한 2,134달러를 지급했다.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무려 27.9%를 줄여 인센티브 액수가 1대당 1,563달러에 불과하다. GM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자신감이 넘친다. 이는 신차 가격 상승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월 미국 시장에서 주요 자동차 업체의 평균 신차 판매 가격은 GM이 3만2,965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2.0%가 낮아졌고 도요타가 2만5,268달러로 0.7%, 혼다도 2만4,827달러로 0.2%가 각각 낮아졌다. 반면 현대차는 2만372달러로 1.7%가 오히려 상승, 주요 메이커들 가운데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판매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4만3,533대를 팔아 전년동월 대비 28.0% 증가율을 보였고, 기아차도 3만2,806대(36.4%증가)를 판매했다. 쏘나타(1만5,723대, 109.5% 신장), 아반떼(1만1,167대, 62.8% 신장)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미국에서 100만대 판매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줄이고도 판매가 느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현대ㆍ기아차의 영업 이익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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