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동안 떠나 있던 정든 교단에 다시 섰더니 가슴이 벅차 오르네요."
4일 경기 양평군 양서고등학교에서 만난 권진수 교장(59ㆍ사진)은 학교 현황을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권 교장은 "오랫동안 교단을 떠나 있다 보니 현장 감각이 떨어졌다. 요즘 현장 공부를 하느라 하루가 정말 짧게 느껴진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1982년 3월 교단을 떠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행정에만 전념하던 권 교장은 올해 2월 29년 만에 제 8대 양서고 교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책상머리에 앉아서 펼치는 교육 행정과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과 부대끼는 일은 매우 다르다. 새로운 일들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너무 즐겁다"고 했다.
양평중을 나와 검정고시로 73년 인천 경인교대에 입학 권 교장은 대학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교단에 섰지만 5년 만에 퇴직했다. 이후 행정고시(26회)와 서울시 순위고사(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동시 합격한 그는 국무총리실 교육정책관, 교육정보화지원과장, 대학재정과장 등 교육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교육감 권한대행)을 거쳐 지난해에는 인천시교육감 선거에도 출마했다.
비록 선거에선 낙선했지만 그는 교육에 대한 열정을 인정 받아 이번에 지역 명문인 양서고 교장으로 부임하는 행운을 잡았다. 권 교장은 "교사들이 마음껏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교장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는 교사들에게 잔무 경감 등의 여건 개선을 약속했다. "기회가 닿으면 다시 교육감에 도전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권 교장은 "새 일이 너무 즐겁고 벅차다. 지금은 학생들과 함께 부대끼는 이 일에 전념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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