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시골 소녀가 세계적 무용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주인공은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제 8회 베를린 국제무용대회 포크댄스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한 충북 옥천 삼양초등학교 3학년 김지효양. 이 대회는 세계 4대 무용대회 가운데 하나이다.
김양은 세계 25개국 600여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Shh! spring came(쉿, 봄이 왔어요)' 'Kitty kitty(나비야 나비야)'등 두 가지 창작 한국무용으로 2등 상을 거머쥐었다. 각국의 민속무용을 대상으로 하는 이 대회 포크댄스 부문에서 한국 무용이 입상한 것은 김양이 처음이다.
김 양을 지도한 옥천의 무용가 황영남(29)씨는 "지효는 춤 솜씨가 좋은 것은 물론 표정 연기가 뛰어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현지 언론도 지효의 연기력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달랐다. 걸음마를 떼기도 전 TV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추기를 좋아했던 김양은 네 살 때 집 인근 무용학원 문을 두드렸다. 평소 무용을 좋아하고 태교로 무용음악을 즐겨 들었다는 엄마(35)로부터 끼를 물려받은 김양은 곧 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6세 때 학교법인 서울예술학원에서 주최한 전국무용대회에서 금상을 탔고, 지난해에는 전국무용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베를린 대회에서 민속무용 부문으로 출전한 김양의 본래 주 특기는 발레다. 9세의 나이로 출전할 수 있는 부문이 민속무용 밖에 없어 경험을 쌓을 요량으로 대회에 나갔다가 예상치 않은 큰 상을 받게 된 것이다.
김 양은 세계적 발레리나를 꿈꾸며 매일 방과후 2시간씩 발레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키 138cm, 몸무게 28kg인 김 양은 "무용할 때가 제일 즐겁고 좋다"면서 "훌륭한 무용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옥천=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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