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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의 시로 여는 아침] 이런 시야가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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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의 시로 여는 아침] 이런 시야가 어디 있느냐

입력
2011.03.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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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청계산 능선을 가는데어느 지점에서 홀연히눈앞이 빛 천지다!진달래꽃 때문이다.천지에 웃음이 가득,이런 빛 녈반이 어디 있느냐.이런 시야(視野)가 어디 있느냐.(모든 종교들, 이념들, 철학들그것들이 펼쳐 보인 시야는 어떤 것인가)이런 시야라면우리는 한없이 꽃 피리니,웃는 공기 웃는 물 웃는 시방(十方)과 더불어꽃빛 빛꽃 피리니.

● 검정색 대신 하늘 빛, 흰 구름 빛 남녀 학생 가득 찬 중학교 운동장. 하복 입는 첫날 운동장 조회는 환하게 피어났지요. 빛이 와삭와삭 소리내는 개벽세상의 체험이었지요.

빛의 녈반, 빛의 꽃으로 진달래가 피었네요. 진달래 피어 공기, 물 시방에 웃음도 피어나네요. 괄호 속에서 인간이 펼쳐 보인 시야-종교, 이념, 철학-의 갈래와 깊이가 진달래 꽃빛 화엄에 왜소해지네요.

태양의 자식 아닌 눈동자와 이파리는 없지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어둠마저도 빛이 있어 존재하지요. 빛의 말에 출렁출렁 감흥 일어나는 것도 다 이 때문 아닐까요. 그래도 그렇지, 꽃빛에서 빛의 꽃을 보다니요. 오, 놀라운 빛꽃!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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