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 슬픔을 당한 (성한국)감독님께 금메달을 바치겠다."
세계 최고 권위의 2011전영배드민턴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총상금 35만달러)에 참가하는 셔틀콕 태극전사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남자 11명, 여자 10명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8~13일까지 영국 버밍엄 국립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전영오픈에 출전한다. 1899년 시작돼 올해로 112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5개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가운데서도 최고 전통을 자랑한다.
전 세계 톱 랭커들이 대거 출전,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지만 대표팀 선수들의 각오는 다부지다. 독일오픈 그랑프리 골드대회가 한창이던 지난 6일 모친상을 당해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성한국 감독을 위해 성적으로 조문(弔問)을 대신하겠다는 의지다.
일단 예감은 좋다. 대표팀은 7일 막을 내린 독일 오픈에서 남자복식의 간판 이용대-정재성(이상 삼성전기)이 코리아오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는 등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남복, 여복), 동메달 4개(남녀단식, 남녀복식)를 따냈다. 이는 지난 2009년 대회(금 1개, 동 3개)를 뛰어넘는 성적표.
한국은 전영오픈에서 2008년 이용대-정재성과 이경원-이효정(이상 대표팀 은퇴)이 남녀복식 동반우승의 쾌거를 올렸지만 이후 중국세에 밀려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용대-정재성(세계 3위) 외에도 세계 2위 고성현(김천시청)-유연성(수원시청), 복식 결성 2개월여 만에 대표팀 최고 '히든 카드'로 떠오른 김기정(원광대)-김사랑(인하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김기정-김사랑은 지난 1월 코리아오픈 16강전에서 세계 4위 마르키스 키도-헨드라 세티아완(인도네시아)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데 이어 독일오픈에서도 팀 선배 유연성-고성현을 물리치고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에서도 이용대-정재성과 대등한 경기 끝에 패했다.
혼합복식에서는 이용대가 체력 안배를 위해 출전을 포기한 대신 2009년 깜짝 준우승을 차지한 고성현-하정은(대교눈높이)과 유연성-김민정(전북은행)이 메달에 도전한다. 독일오픈 은메달에 그쳤던 하정은-김민정은 여자복식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
한편 딸 성지현(한국체대)은 대표팀에 남겨둔 채 7일 급거 귀국한 성한국 감독은 8일 발인을 치른 후 곧바로 전영오픈이 열리는 영국으로 다시 출국할 예정이다.
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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