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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나가는 여의도/ 뻔뻔한 의원님들…할 일 안하고 '모럴 해저드'엔 똘똘 뭉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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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나가는 여의도/ 뻔뻔한 의원님들…할 일 안하고 '모럴 해저드'엔 똘똘 뭉쳐

입력
2011.03.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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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국회.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모처럼 웃으며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어렵사리 열린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해야 할 13개 민생법안 선정에 합의했다. 아무리 당리당략에 따라 이해를 달리하더라도 이들 법안만은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7일 현재까지 13개 법안 중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간 법안은 단 1개(사회서비스 이용권 관리법)뿐이다.

그로부터 5일 뒤인 3월 4일 오후 4시 20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속개된 전체회의에서 안경률 위원장이 의사봉을 들었다. "잠시 양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소방방재청 업무보고 순서입니다만 방금 전 정치자금제도개선소위에서 심사 완료한 법률안을 처리한 후에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날 오전 기습 소집된 소위에서 심사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그렇게 전체회의에 올린 뒤 이를 의결하는 데에는 채 11분이 걸리지 않았다.

처벌 조항 완화를 통해 사실상 입법로비를 허용한 개정안 처리로 인해 국회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국회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제 식구 감싸기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는 정자법 개정안의 행안위 처리도 모자라 일부 여야 의원들은 직계 존ㆍ비속(부모나 자식)의 잘못으로는 국회의원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한 사과를 명분으로 등원을 미루던 민주당도,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시급히 국회를 열어야 한다던 한나라당도 모두 국회가 열리자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그나마 여론을 의식해 합의했던 민생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국회에 출석해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보다 지역구 챙기기에만 신경을 쓰자 "그럴 거면 왜 국회를 열자고 했느냐"는 비판론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외대 이정희(정치학) 교수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민생보다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된 것은 역사적 흐름에 역류하는 것"이라며 "이 때야말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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