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범죄 발생건수가 두 배 가량 증가했는데, 특히 살인이나 강간, 폭력 등 강력 범죄 증가율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학기술 발달로 기대수명이 10살 가량 늘어났지만, 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들에게 지출하는 의료비와 연금 부담은 크게 증가했다.
강력범죄 급증
7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0 한국의 사회지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발생한 범죄는 형법 범죄(99만3,136건)와 특별법 범죄(117만5.049건)를 더해 총 216만8,18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9년(107만8,074건)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 인구 10만명당 범죄 건수도 2,540건에서 4,356건으로 증가했다.
이 중 강력범죄 증가율이 전체 증가율을 압도했다. 특히 살인(578→1,390건)과 강간 (5,102→1만6,156건)이 각각 2.4배와 3.2배 늘었고, 폭력(2만5,629→19만8,210건)은 7.7배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형법범 중 강력범이 차지하는 비율은 89년 15.7%에서 2009년 29.8%로 늘어났다. 반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마이카 붐’이 시작될 무렵인 91년 1만3,42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98년 처음으로 1만명 이하로 줄어든 데 이어 2009년에는 5,838명을 기록했다.
부양 부담 증가
급속한 고령화 추세가 계속되면서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체 의료비 중 65세 이상 노인이 지출한 의료비 비중은 2009년(30.5%) 30%를 넘어섰다. 10년 전(17.0%)보다 무려 13.5% 포인트나 증가한 것인데, 액수로는 12조391억원에 달한다. 공적연금을 받는 사람도 꾸준히 늘어나, 가입자 대비 국민연급 수급자 비율은 89년 1.3%에서 2009년 15.0%로 증가했고, 공무원 연금 수급자 비율은 2.6%에서 28.0%로 10배 이상 늘었다.
고령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통계청은 “2050년 전체 인구의 14.5%가 80세 이상 인구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15~64세 생산가능인구 14명이 노인 10명을 부양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아직은 찻잔 속 여풍?
여풍(女風)이 거세지면서 통계 수치에서 여성이 남성을 추월하는 경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2년째 남성을 앞선 상태. 지난해 진학률은 남성은 77.6%인 반면 여성은 80.5%를 나타냈다. 재혼 여성과 초혼 남성이 결혼하는 경우도 갈수록 늘어나 2009년 전체 재혼 중 ‘초혼 남-재혼 녀’ 비중은 26.1%, ‘재혼 남-초혼 녀’ 비중은 19.2%로 나타났다.
남아선호 풍조가 옅어지면서 여성의 총인구는 2년째 남성을 넘어섰다.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추월한 것은 2009년이 처음. 여성이 오래 살고 여아 출생 비율이 과거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태아 성감별이 허용됐는데도 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106.7로, 정상 수준(103~107)을 유지했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 진출 및 직장 내 위상은 여전히 정체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4%로 2005년의 50.1%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또 여성의 임금은 여전히 남성의 63.5%에 머물고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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