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상위 50%에 드는 고소득 60세 남성(1949년생 기준)이 하위 50% 저소득 남성보다 기대여명(앞으로 예상되는 평균생존연수)이 3.96세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연구원 우해봉ㆍ한정림 연구원은 ‘사회계층별 차별사망력과 공적연금제도’보고서에서 1949년생 고소득 남성이 60세에 도달했을 때의 기대여명이 27.94세로 저소득 남성(23.98세)보다 3.96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또 1949년생 고소득 남성이 65세에 도달하면 기대여명은 23.77세로 저소득층(20.39세)보다 3.38세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1988년 국민연금에 가입한 1929~1950년생 남성가입자 100만1,589명 가운데 11만7,978명의 표본을 추출해 분석한 것이다. 이처럼 소득 수준에 따라 기대여명 차이가 나는 주원인은 고소득층일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보다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나이가 적을수록 기대여명이 더 늘어났다. 1929년생 고소득층 남성의 60세 때 기대여명은 22.26세로 저소득층(19.95세)보다 2.32세 많은 반면, 1934년생은 그 격차가 2.85세, 1939년생은 3.31세, 1944년생은 3.68년으로 늦게 태어날수록 기대여명의 차이도 커졌다. 이런 결과는 사망할 때까지 평생 지급되는 국민연금의 특성상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보험급여를 더 받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 소득에 따라 기초노령연금 수급비율도 차이가 났다. 분석 대상자의 59.81%가 10년 이상의 가입기간을 충족해 노령연금 수급권을 받았는데, 고소득층은 전체의 78.44%가 노령연금 수급권을 갖춘 반면, 하위 소득계층은 41.18%만 수급요건을 갖춰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같은 연령대임에도 고소득층일수록 상대적으로 직장 가입 기간이 저소득층에 비해 길기 때문이다. 특수직 근로자 등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 본인이 노령연금을 받을 수 없는 비중도 하위 소득계층의 경우 13.2%로 상위 소득계층의 3.46%보다 매우 높았다.
우해봉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현재 민간연금과 달리 저소득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높은 급여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미 소득재분배 효과가 있지만, 기대여명을 감안하면 고소득층이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되는 만큼 소득재분배 효과를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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