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한인동포들이 현지 노숙자들에게 10년간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해오고 있어 멕시코 지역사회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점심 무렵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우범지역 내 한 교회에서는 한인동포 20여명이 앞치마를 두른 채 멕시코 전통요리인 '타코'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옥수수 밀전병과 쇠고기 볶음, 밥을 접시에 담아 수백 여명의 노숙자들에게 차례로 나눠줬고, 노숙자들은 타코와 과일을 든 채 환하게 웃었다. 2001년 3월 시작된 무료급식 활동은 과거 우리나라의 보릿고개에서 이름을 따와 '보리빵 운동'으로 이름 붙여졌다. 매주 화요일 점심때마다 멕시코시티 노숙자들에게 밥을 제공한 게 벌써 10년이 됐다.
무료급식 날이면 몰려드는 노숙자들 때문에 간혹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갈 곳 없는 이들을 감싸온 멕시코 동포의 훈훈한 이웃사랑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해가 거듭될수록 더 많은 노숙자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타코를 한입 베어 문 안토니오 아레난데스 미겔(30)씨는 "한국 음식은 정말 맛있다. 매주 화요일이면 우리 모두가 한국인 형제들 덕분에 음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고 좋아했다. 한인동포들은 음식뿐 아니라 몸이 아픈 노숙자들에게는 약을 지급하기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차비를 쥐어주기도 한다. 오랫동안 급식활동에 참여해 온 한승훈(62)씨는 "한인 동포들이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봉사활동을 펴 온 지 10년이 됐다"며 "무료급식을 하면서 한인동포와 멕시코 사회가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