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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예술이 미래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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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예술이 미래를 좌우한다

입력
2011.03.07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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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송추 계곡의 러브모텔이 창작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윤영달 크라운 해태제과 회장은 송추의 모텔 여러 개를 샀다. 내부를 고치고 창작스튜디오 간판을 새로 붙여 10여명의 조각가를 입주시켰다. 앞으로 더 많은 작가들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개조한 또 다른 모텔은 국악인 모임‘락음 국악단’이 입주했다.

창작스튜디오와 국악인 연습실은 윤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예술공간‘송추 아트밸리’의 일부다. 이 일대 330만㎡를 국제 조각전과 창작, 학술,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이미 4,000석 이상의 자리가 마련된 야외공연장,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국악을 체험할 수 있는‘우리가락 배움터’, 예술 체험을 통해 예술지수를 개발하는 ‘AQ 체험장’,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아트밸리 카페’등이 들어섰다.

윤 회장은 골프장을 만들라는 주위의 권고를 물리치고 아트밸리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 눈앞의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즐기고 행복과 희망을 나눌 수 있도록 문화사업 후원에 나선 것이다. 민간기업의 문화사업 후원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윤 회장이 화제의 중심이 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따른 수동적 후원이 아니라, 예술가적 창조성이 미래를 좌우한다는 판단아래 주도적으로 예술을 발전시키고 창의력을 개발하려는 적극적 실천 때문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예술가적 지수를 말하는 ‘AQ(Artistic Quotient) 경영’을 중시한다. EQ(감성지수)가 예술에 대한 수동적 반응인데 비해 AQ는 직접 예술작품을 만드는 창의력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지수라고 한다. 윤 회장은 “AQ가 높은 직원일수록 좋은 과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경영 철학에 따라 임직원들이 직접 나무와 병, 포장지 등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들어 보고 감각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길이 6㎞의 산책로 낙락도(樂樂道)에는 임직원 400여명이 만든 조형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윤 회장은 공재 윤두서(1668~1715)의 후손이다. 예술에 대한 그의 관심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조형예술에 대한 관심은 특히 조각에 집중 되었다. 지금은 3D 시대이므로 입체와 공간을 다루는 조각이 더욱 발전해야 한다는 소신이다. 게다가 조각은 고가의 장비와 시설이 필요한 만큼 다른 분야에 비해 후원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매주 월요일 아트밸리에서는 윤 회장이 주관하는 ‘조각의 날’ 행사가 열린다.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외에 10여명의 조각가와 예술계 인사들이 매회 마다 초대된다. 벌써 50회가 넘었다. 조각가를 초청해서 임직원들이 강연을 듣기도 한다. 윤 회장은 작가들과의 만남과 대화가 AQ 개발을 위한 중요한 일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문화와 예술 발전에서 중요한 것은 일시적 지원이나 후원보다도 사회적 인식의 변화다. “과자 하나에도 꿈과 감동을 담아야 한다”는 한 기업인의 신념이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 디자인계의 거장 존 마에다는 “기술 발전이 광범위하게 공유되는 현 상황에서는 예술가나 디자이너의 도발적, 격정적 독창성을 혼합시켜야 비로소 탁월한 경쟁력을 갖는다”고 했다. 마에다의 말처럼 “미래는 결국 예술적 독창성에서 판가름 난다.” 예술적 감성의 우뇌(右腦)시대가 열린다는 학자들의 예견은 이미 실천의 단계에 들어섰다.

전강옥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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