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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TV 경쟁 '원색 비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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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TV 경쟁 '원색 비난전'

입력
2011.03.07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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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 없다" "이성을 잃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간판 전자회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거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워낙 라이벌 의식이 강한 두 회사이긴 하나, 정치판을 방불케 할 만큼 원색적 비방이 오가는 등 이번 대결은 전례가 없을 정도의 험악한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3D TV를 놓고 서로 기술적 우위를 주장해왔던 두 회사는 장외공방 차원을 넘어, 화해 불가능한 상호비방전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잘못된 논리로 소비자를 오도한다며 "양심이 없다"고 비난했고, LG전자는 이런 삼성전자에 대해 "이성을 잃었다"고 맞받아쳤다.

발단은 두 회사가 서로 다른 3D 구현방식을 채택한 TV를 비슷한 시기에 내놓으면서부터.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내장된 3D 안경이 TV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셔터글래스(SG) 방식을, LG전자는 TV 화면에 편광필름을 붙인 뒤 좌우 색깔이 다른 3D 안경으로 입체 영상을 보는 편광패턴필름(FPR) 방식을 채택했다.

먼저 불을 지른 쪽은 LG전자. 지난달 16일 시네마 3D TV 발표석상에서 이 회사 권희원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SG 방식은 1세대 기술이라 완전한 3D로 보기 어렵다"며 "(우리가 채택한) FPR 방식이야말로 2세대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LG전자 기술이 신세대라면, 삼성전자는 구세대라는 것. 그러자 발끈한 삼성전자 윤부근 부사장은 다음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발자 출신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오히려 FPR방식이 1935년에 처음 나온 수 십년 된 기술"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리고 지난 8일 삼성전자는 마침내 쌓였던 감정을 터뜨렸다. 기자설명회 석상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전무는 "LG전자가 도저히 말이 안 되는 내용으로 이슈를 만들고 있다. 전세계 누구도 아니라고 하는데 혼자서 맞다고 한다. 양심이 없다"고까지 언성을 높였다. 그는 LG전자의 기술을 조목조목 짚으며 "공학적으로 이론과 논리가 맞지 않는다. 기술이 없으니 일단 말로 때우다가 나중에 (삼성전자를) 따라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LG전자도 폭발했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성을 잃고 도를 넘어선 비방을 하고 있다"며 "공인기관 인증 등 증거가 될 만한 자료도 없이 화질이 좋다고 주장만 하지 말고 공개 시연에 응하라"고 응수했다.

LG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0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직접 나서, 공개 비교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양 사 제품을 모두 가져다 놓고 비교 시연을 할 테니 체험해 보면 어떤 방식이 더 좋은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측도 미리부터 "LG측의 시연 환경과 일방적 주장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어 3D TV 싸움이 장기전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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