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수원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은 외국인 선수들의 개인기가 뛰어나지만 조직력이 좋은 팀을 만나면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개막전 빅 매치에서 수원 삼성이 한 수 위의 조직력을 앞세워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수원 삼성은 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개막전에서 '우즈베키스탄 특급 용병' 알렉산더 게인리히와 오장은의 릴레이 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FC 서울에 1승2패로 밀렸던 수원은 라이벌 빅매치에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하며 통산 전적(FA컵 제외)도 25승14무20패로 우위를 지켰다.
K리그 전통의 라이벌간 맞대결에 개막전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진 일전이었다. K리그 사상 개막전 최다인 5만 1,606명이 들어찬 관중석은 경기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과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는 골대 뒤 N석과 S석을 빼곡히 매운 채 열정적인 응원전을 펼쳤고, 서울 홈 팬들은 대형 카드 섹션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서울은 예상대로'용병 4인방'을 공수 중심에 세운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반면 수원은 변칙 전술카드를 들고 나왔다. 황재원, 마토, 곽희주를 중앙 수비에 배치한 3-4-3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
전반 초반 주도권을 잡았던 서울은 수원이 전방위에서 강한 압박을 가하자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흔들렸다. 전반 13분 제파로프, 전반 20분 데얀이 좋은 득점 찬스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이후 서울은 호흡이 흐트러지고 공격의 흐름이 자주 끊겼다. 포백 라인도 허점을 자주 노출했다.
이에 반해 수원은 전반 40분 터진 선제골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올시즌 새롭게 영입한 게인리히는 미드필드 왼쪽을 돌파한 염기훈이 내준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슛, K리그 데뷔전에서 천금 같은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수원은 후반 초반 들어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후반 5분 염기훈의 슈팅이 골대에 맞는 불운을 겪었지만 후반 15분 최성국의 크로스를 오장은이 머리로 받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서울의 홈 18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윤성효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호주 원정에서는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K리그에서는 조직력이 올라올 것으로 믿었다"며 적지에서 숙적을 꺾은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정해성 감독이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전남은 전북을 1-0으로 꺾었고, 제주는 부산을 2-1로 물리치며 첫 승을 신고했다. 대전은 울산 원정 경기에서 박은호의 2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전주=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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